제주평화연구원에서 열린 국제워크숍에 참석한 스인훙(時殷弘) 중국인민대학 국제관계 교수는 16일 “중국이 방어적 차원에서 고구려사를 수정한 것”이라며 “개인적인 학자의 입장에서는 한국인들이 고구려를 자기 민족의 역사라고 고집한다면 이를 존중하고 승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는 ‘고구려ㆍ백제ㆍ신라의 3국 역사’로 배웠지만 지금은 중국 학교에서 그렇게 가르치지 않고 있다”며 “한국이 과거의 역사를 언급하면서 영토적 야심을 보이는 것으로 여겨져 중국이 방어적 태도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스 교수는 “중국은 지금 현재 존재하는 국경 이외의 어떤 영토적 야심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지금은 과거의 역사보다는 현대 중국과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에 관해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고대사에 대한 중국과 한국 사이의 논쟁에 양국 정부가 집착하다 보니까 양자 관계가 악화된 측면이 있다”며 “한국이나 중국이 너무 민족주의에 치우친 사고를 하는 사람들을 언론에서 많이 다루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스 교수는 “중국 등 동북아 국가들은 근대 동북아 역사의 어두운 부분을 극복할 때 평화와 번영을 추구할 수 있다”면서 “그 바탕 위에 6자회담과 같은 다자간 대화나 양자 대화의 기제를 적절히 활용할 때 동북아 평화 체제를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그런 의미에서 ‘동북아시아의 다자협력과 분쟁예방: 유럽의 경험을 토대로’를 주제로 한 이번 워크숍은 정부 간 다자협력체제 구축에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