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대기업·해외자본 유치하자인터넷기업협회 '벤처 CFO 간담회'
자금난을 겪고 있는 벤처기업들이 현재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해외 기업 및 대기업 등으로 투자유치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M&A와 전략적 제휴도 위기돌파구의 대안으로 제시됐다.
벤처캐피털도 벤처기업에 당장 수익을 요구하는 대신 정확한 기업분석과 긴 안목을 갖고 투자에 나서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6일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의실에서「제1회 벤처 CFO(최고재무책임자)간담회」를 갖고 벤처기업이 당면한 자금난의 실태와 대책을 논의했다. 이 간담회에서 벤처 CFO와 벤처캐피털 관계자들은 벤처기업의 유동성 문제를 집중 토의했다. 주요 발언 내용을 간추린다.
◇신은미팀장(TGCORP)=올해 초 우리 회사의 아이디어가 좋다며 투자 문의가 많이 들어왔다. 이에 고무돼 최근 회사 IR자료를 만들었는데 받아간 사람은 많아도 연락온 사람은 아직 없다. 불과 두주만에 분위기가 싹 바뀌었다는 느낌이다. 미리 받은 투자때문에 당장 자금난은 없지만 걱정이다.
◇조유덕부장(8MMNET)=벤처기업들은 아직 어리다. 벤처캐피털이 좀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기다렸으면 좋겠다. 투자자들은 빨리 수익을 내기 바라지만 벤처가 당장 수익을 내는 것은 무리다. 예전에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다 먹는다는 말이 많았다. 이제 대기업이 벤처기업을 먹을 위험이 높다.
◇김현부사장(온앤오프)=예전에 수익모델을 따질 때는 투자를 하기 위한 명분이었다. 지금은 투자를 안하기 위한 이유로 바뀐 것 같다. 우리 회사도 광고·IR·컨설팅 등 여러 업무 중 광고로만 축소시켰다. 요즘 벤처캐피털 종사자들을 만나면 『인터넷에 투자 안한다』고 말한다. 자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전체 경제상황이 좋아지면 투자분위기가 좋아질 것이다. 증시가 중요하다.
◇서보상이사(배틀탑)=요즘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기 힘들다. 우리 회사는 최근 해외 펀딩(자본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벤처캐피털이 투자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 창투사는 10배는 기본이고 50~100배는 남기겠다는 식이다. 외국은 사업전망을 위주로 투자한다. 현재 인터넷벤처기업이 된서리를 맞고 있는데 오히려 지금이 싸게 들어갈 수 있는 시기다.
◇변준석부장(KTB네트워크)=예전에 코스닥이 떨어졌을 때 보다 회사의 투자분위기가 더 식었다.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너무 폭발적인 투자가 이어졌다. 2~3년치를 한꺼번에 한 느낌이다. 최근의 투자경색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이같은 자금난을 극복하려면 M&A가 일어나야 한다. M&A로 회사 규모도 커지고 안정성이 높아지면 다시 투자가 일어날 것이다.
◇김병태사장(네오캐스트)=벤처캐피털들이 사업계획서 한번 보고 전화 몇통하고, 아는 사람의 신뢰로 투자한다. 국내 벤처들은 수익내는 시기를 너무 멀리 잡고 있다. 투자로만 돈을 벌려고 한다.
◇이상우이사(예스24)=순수 제조업체는 창업 3~5년 뒤에 수익이 난다. 인터넷 벤처에 당장 수익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현재 TV광고 등을 내보내고 있는데 자금난이 계속되면 자제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요즘 코스닥 등록은 순익을 내야 할 수 있다. 코스닥의 장벽을 낮춰야 한다.
◇송낙경사장(KTBI)=창업부터 1차 펀딩까지의 「죽음의 계곡」이 길어지고 있다. 벤처기업들은 앞으로 생존을 위해 혈투를 벌일 것이다. 수익모델에 대해 말이 많은데 인터넷을 많이 쓰는 나도 한달에 인터넷 거래로 내는 돈은 ADSL 요금 3만원이다. 중산층이 인터넷에 돈을 내기 전까지 수익이 나기는 힘들 것이다. 벤처기업들은 펀딩을 다양한 곳에서 하도록 하자.
/정리=김상연기자DREAM@SED.CO.KR입력시간 2000/07/06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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