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26일부터 수익증권 환매가 금지됐던 금융기관들이 환매에 나설 가능성이 높고 이에따라 자금시장흐름에 변화가 생기며 주식·채권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오는 16일부터 본격화될 수익증권 환매규모와 이에 대한 증권, 투신권의 수용능력, 자금이동 전망, 주식·채권시장 영향등을 분석해 본다.
◇환매규모는 어느 정도일까=일단 금융감독당국과 금융권에서는 16일부터 금융기관들의 자금이탈 규모가 상당한 정도에 이를 것으로 각오하고 있다. 신영증권은 그동안 금융기관들이 찾아가지 못한 수익증권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더욱 큰 문제는 대우채권 보다도 비대우채권 부분이다. 정부는 비대우채권의 경우 종전과 마찬가지로 환매가 자유로운 만큼 금융기관들의 환매요구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우선 대우채권의 정상화 전망에 대해 업계 시각은 회의적이다. 더욱 큰 문제는 금리동향이다. 채권시장에서는 투신권에 편입된 채권의 평균수익률(장부가 기준)이 회사채 기준 8%대 초반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재 회사채 수익률은 10%에 육박하고 있다. 이미 시가평가 펀드라면 손실난 펀드인 셈이다. 따라서 지금 찾는다면 장부가를 기준으로 해 8%대 초반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앞으로 금리가 더욱 올라가면(채권값 하락) 이정도 수익률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업계는 바로 이같은 점에 주목, 금융기관들의 환매요구가 예상보다 거셀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권의 채권운용 담당자는 『환매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커지면서 정부의 추가대책이 필요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환매자금은 충분할까=정부는 우선 증권, 투신사들의 자체 유동성(현금 및 몇일내에 현금화 가능한 금융자산)으로 막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금감위는 증권, 투신권의 단기 유동성이 약 20조원에 이르고 이중 10조원은 당장 현금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자금이 부족하면 증권, 투신사가 갖고 있는 국공채, 회사채를 담보로 은행권에서 자금(RP. 환매조건부 자금지원)을 지원받는다. 만약 은행권도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면 한국은행이 시중은행들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자금이동 전망=투신권 이탈자금이 단기적으로는 유동자금 형태로 남아 있을 전망이다. 증권, 투신업계에서는 일단 투신권 이탈자금이 다른 투신사로 가면서 투신권에 그대로 머물 가능성은 적고 우선은 은행권, 특히 은행 고유계정 쪽이나 콜자금, 주식시장 쪽으로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 고유계정의 단기 고수익상품인 MMDA와 같은 상품 수신이 급격히 증가할 전망이다.
투신권에서는 대우채권을 편입하지 않은 신규펀드 설정등을 통해 자금을 계속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주식형 수익증권도 일단 환매제한 대상인 만큼 주식형 수탁고에 영향을 받겠지만 충격이 어느정도 가시면 주식시장이나 주식형 펀드쪽으로의 자금유입은 다시 늘 것으로 보인다.
안의식기자ESAH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