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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로 윰(Youm)기술이 적용된 '갤럭시노트 엣지' 첫 출시국으로 일본을 택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프리미엄 시장인 일본에서 갤럭시노트 엣지를 통해 점유율을 끌어 올리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그리 신통치 않다. 일본 시장에서 6위권으로 떨어지는 등 '노트 엣지 출시' 효과 마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태다. 9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부진한 일본 스마트폰 사업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삼성 내부에서 일본 스마트폰 사업을 지속하는 것이 '득 보다 실'이 많다는 이야기 마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삼성전자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4%대로 6위를 기록했다. 2년여 만에 5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은 물론 시장점유율도 17% 후반대에서 4%대로 떨어진 것이다.
세부적으로 점유율을 보면 애플이 1위를 기록하고 있고, 뒤를 이어 소니와 샤프, 후지쯔, 교세라 등이 차지했다. 야심 차게 출시한 갤럭시노트 엣지 역시 출시 된 지 4개월 동안 수 만 대 가량 판매되는 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애플은 시장점유율을 20% 중반대에서 30% 후반대까지 끌어올리면 승승장구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애플이 잡스의 철학을 포기하고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화면 크기를 키운 대화면 폰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를 전면에 내세운 덕분이다.
사실 일본 시장은 자국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매우 강해 외국 기업들에 난공불락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의 아이폰은 성장세를 탄 반면 삼성의 갤럭시는 하락세를 그리면서 삼성 경영진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영진층에서 일본 스마트폰 사업이 투자비용 대비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고민하고 있다"며 "사업적 측면에서 일본 내 스마트폰 사업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면 과감히 포기하고 다른 지역에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 일본 법인이 도쿄 중심지 롯폰기(六本木)에 세운 일본법인 사옥의 매각을 추진하는 것도 스마트폰 사업 부진 등 일련의 실적 저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반면 삼성은 최근 1위 자리를 놓쳤지만 스마트폰 사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신사옥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지상 57층(지하 6층), 높이 260m, 연면적 16만7,500㎡의 초대형 규모 사옥으로 내년 말 완공 후엔 북경시의 새로운 랜드마크 역할을 할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07년 일본에서 TV 사업을 철수했다. 2006년 처음으로 세계 TV 시장 1위를 차지했지만 일본에서는 소니 등 현지업체에 고전하고 있어서다. 철수 당시 일본 내 삼성 TV 점유율은 0.1%로 세계 1위 삼성 TV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철수를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