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IC, 은행서 자금조달 추진

예금보험 기금 바닥나자 수십억弗 대출 검토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예금보험 재원 마련을 위해 대형은행들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대출받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FDIC는 계속되는 은행 파산으로 인해 예금보험 기금이 바닥나자, 대형은행들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빌리는 방안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는 금융감독기관인 FDIC으로서는 전례가 없는 일로, 이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FDIC가 기상천외한(extraordinary) 발상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DIC가 시장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방식의 자금조달을 추진하는 것은 다른 국가나 은행들보단 자국 은행들로부터 돈을 빌리는 것이 훨씬 매력적인 아이디어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FDIC는 또 다른 재원조달 방법으로 은행 업계에 특별 부과금을 물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두 가지 방안 모두 FDIC 입장에서는 커다란 위험부담을 무릅써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은행으로부터 대부를 받을 경우 경제의 허약체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자금을 사용하기 여의치 않고, 은행업계에 특별부과금을 물릴 경우에는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다른 자금조달 방식으로 미 재무부로부터의 대출을 고려할 수 있으나, 국민의 세금을 축내는 이 방식은 정치적 측면에서 실현가능성이 낮다. 컨셉캐피탈의 재럿 세이버그 애널리스트는 "지금 FDIC의 입장에서는 좋은 방법이 없다"면서 "다만 어떤 선택이 덜 나쁜지를 고민해야 할 처지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FDIC는 예금보험 기금의 건전성 회복을 위한 계획안을 다음주 내놓을 계획이다 앤드루 그레이 FDIC 대변인은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것도 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심각히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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