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모두 'AAA' 등급 진입

외환위기 이전 6대 시중은행 모두 간판 내리는 등 '아픔'도 많아

시중은행들이 처음으로 전원 국내 신용등급 `AAA'를 획득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전 은행권을 주름잡았던 6대 시중은행은 모두 간판을 내리게 돼 잔치를 벌일 수도 없는 처지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가 지난 29일 외환은행 등급을 AA+에서 AAA로 상향함에 따라 시중은행 모두가 AAA 등급을 받게 됐다. 지난해 4월 제일은행에 이어 외환은행마저 AAA를 받아 국민, 우리, 하나, 신한,조흥, SC제일은행, 외환은행 등 모든 시중 은행이 AAA 대열에 진입했다. 외환은행 등급은 지난 99년 AA였으나, 2000년1월 AA-로 한단계 떨어졌다. 2002년 6월 AA+로 상승한 이후 최고등급까지 오르는 데는 3년9개월이나 걸렸다. 그러나 시중은행의 신용등급이 최고등급까지 오르기 까지는 희생도 많았다. 우선 여러차례 구조조정으로 많은 인원을 내보내야 했다. 외환위기 직후를 제외하고 2000년 이후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서만 5천명 이상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외환위기 이전 6대 시중은행 명칭도 바뀌게 됐다.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은 한빛은행으로 합병한 뒤 다시 우리은행으로 개명했다. 제일은행은 스탠더드차타드은행에 인수된 이후 SC제일은행으로 바뀌었고, 후발은행인 신한은행에 인수된 조흥은행도 다음달부터 108년 역사를 자랑해 온 간판을내리게 된다. 서울은행은 하나은행에 흡수 합병돼 흔적을 찾아보기 힘든 상태다. 외환은행 역시 국민은행과 합병이 완료되는 내년 3분기쯤 행명을 국민은행으로 바꿔달 처지에 놓였다. 실제 한신평은 외환은행 등급 상향의 가장 중요한 이유로 국민은행에 매각된 이후 국내 최대은행으로 우수한 영업력과 현금창출 능력을 보유할 것이라는 점을 꼽았다. 한신평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최종 지분매각으로 성사된다 하지 않더라도외환은행 지분이 국내외 은행권에 매각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며 "인수 후보 가운데 어떤 은행에 매각되든 합병 이후 국내외 은행산업 내에서 매우 안정적인 영업기반을 보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병을 통한 대형화 없이 외환은행 독자적으로는 최고등급에 오르지 못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외환은행 한 관계자는 "외환은행도 드디어 초우량 은행 대열에 진입하게 됐다"며 "비록 경쟁은행에 인수될 처지에 놓여있기는 하지만 우량은행간 대등 통합이란 점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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