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 대주주인 미국계 투자펀드 칼라일이 5일까지 한미은행 인수를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인수제안서를 받고 15일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하는 등 한미은행 지분매각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4일 “칼라일-JP모건컨소시엄이 지분 매각 스케줄을 사실상 확정했다”며 “오는 15일 지분매각 제한이 풀리는 즉시 우선협상대상자와의 매각협상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은행의 경쟁입찰에는 국내 소매금융업에 진출한 3대 외국계은행인 스탠다드차터드(SCB), 씨티, HSBC은행은 물론이고 최근 국민은행과 인도네시아 BII은행을 공동 인수해 관심을 모은 싱가폴의 테마섹 펀드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SCB의 경우 한미은행 인수를 위해 지난 6개월간 한미은행에 대해 치밀한 조사를 해오는 등 사실상 실사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들 중 한 곳이 한미은행을 인수할 경우 외국은행이 시중은행을 통해 소매금융 시장에 본격 진출하게 돼 은행 판도에 지각 변동을 몰고 올 전망이다.
칼라일은 지난 2000년 주당 6,800원에 한미은행 지분 36.6%(우선주 포함)를 4,890억원에 사들였다. 최근 한미은행 주가가 주당 1만4,000원을 넘보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칼라일 지분의 가격은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관계자는 “현재까지 칼라일 인수전은 3개 외국계은행과 1개의 펀드가 뛰어든 4파전”이라며 “이들은 1조원 정도의 자금은 언제든지 동원할 수 있어 가격협상만 잘되면 의외로 빨리 한미은행 매각이 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