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제를 두고 '시멘트 경제성장률(GDP)'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경제성장률이 쏟아붓는 시멘트의 양에 따라 달라진다는 뜻이다. 중국이 시장개방 이후 40년이 넘도록 기계·정유·화학·조선·철강 등 이른바 '중후장대(重厚長大)' 업종의 성장 수준에 따라 경제성장률 수치가 움직인 것을 가리킨 말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중국은 과거와 같이 대형 인프라 투자 및 수출만으로는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정책당국의 부양책을 통해 단기적으로 경제성장률 수치를 끌어올릴 수는 있겠지만 이런 일시적인 방편에 오래 의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를 아는 중국 정부 역시 소비 중심의 경제성장 체제를 구축하고 국가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 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해 내수 소비를 진작시키는 과정에서 여행·화장품·인터넷·전자상거래·보험·헬스케어 등의 산업들이 장기적인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점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 외에도 국내에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중국 내에서 알뜰하게 성장할 수 있는 업종은 충분히 남아 있다.
예를 들어 대여(리스)산업의 경우 향후 중국의 공장 자동화가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큰 수혜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병원 및 교육 시설이 늘어나면서 각종 장비들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게 됐다. 실제 중국의 전체 고정자산 투자 대비 리스자산의 비중은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4분의1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여전히 시장 확대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아울러 주방용품 시장도 중국의 도시화 진행 속도에 맞춰 빠른 성장을 보일 것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기준으로 54% 수준인 도시화 비율을 오는 2020년에는 6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낙후된 중국 시골 지역의 주방이 도시 지역 수준으로 개선되기 시작한다면 주방용품 시장의 규모는 가파르게 증가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국제유가의 하락과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자동차 시장의 성장 속도는 급격히 하락하는 추세다. 하지만 중국의 자동차 시장은 사정이 다르다. 국제유가의 흐름과 관계없이 환경오염 문제로 인해 친환경 자동차 산업을 육성해야 할 분명한 이유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같은 속도로 중국의 친환경 자동차 시장이 성장한다면 연말까지는 미국을 제치고 전 세계 1위의 친환경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듯 중국 내에는 성장동력을 갖춘 기업이 곳곳에 숨어 있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만 업계를 봐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겉으로 드러나 있는 기업들에 비해 구조적인 성장동력과 경쟁력을 갖춘 중국의 기업들은 셀 수 없이 많다. 숨겨진 '성장 산업'이 중국 주식시장에 투자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