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파업 장기화 하나

勞 "통상임금 확대 없인 지속 투쟁" 강경

현대차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에서 여전히 타협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는 당분간 '통상임금 확대 없이는 지속 투쟁'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대차 안팎에서는 추석 전 타결에 대한 당초 기대와는 달리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생산차질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1일 현대차 노조의 한 관계자는 "사측이 '통상임금 확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면 우리도 투쟁계획을 철회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지난 29일 열린 18차 교섭에서 회사는 1차 제시안보다 품질목표 달성 격려금과 사업목표 달성 장려금을 각각 70%와 50만원이 추가된 120%와 250만원으로 제시했지만 노조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회사는 앞서 17차 교섭을 통해 임금 8만9,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금 300%+450만원, 품질목표 달성 격려금 50%, 사업목표 달성 장려금 200만원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이 같은 사측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타협의 기미 없이 버티고 있는 것은 통상임금에 대한 견해 차이 때문이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사측이 더 큰 폭의 임금인상안을 내밀어도 통상임금에 관한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없으면 타협도 없다"며 "통상임금을 넓히되 시기와 금액 규모 등을 단계적으로 논의해보자는 제안 정도는 수용 가능하다"고 전했다.

현재 노조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킬 것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회사는 고정성 결여를 이유로 '통상임금 확대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법원이 성남시내버스와 대한항공 등 통상임금 관련 판결에서 상여금에 고정성이 없다는 점을 이유로 잇달아 사측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는 점도 노조를 '투쟁 모드'로 몰고가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노조가 강경한 투쟁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추석 전 타결에 대한 기대도 한층 낮아졌다. 노사는 1일과 2일 이틀간의 집중 교섭에서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하면 추석 이후에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된다.

노조는 22일과 28일 각각 2시간·6시간 부분파업을 벌였으며 30일에도 주말 특근을 거부했다. 이로 인해 회사는 1만5,500여대의 생산차질과 3,400억여원의 매출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