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200자 읽기] '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 外






글쓰기·번역 고뇌 담긴 에세이

■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이윤기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작고한 저자의 글쓰기ㆍ번역ㆍ언어사용 등에 대한 산문 39편을 따로 모은 책. 첫 문장의 설렘부터 퇴고의 고뇌까지, 그리고 1977년 등단의 두근거림부터 창작과 번역의 세계를 오가던 시기의 고민까지 모두 녹아있다. 또 자신이 오역했던 사례 등 숨기고 싶은 실패담도 털어놓고, '자유의 상징' 조르바에게 생생한 입말을 입히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사정도 담겨있다. 1만3,800원.

에도시대 여행길 오른 두 남자

■후타가시라 1(오노 나츠메 지음, 애니북스 펴냄)=2011년부터 일본 만화잡지 '월간IKKI'에 연재되고 있는 저자의 두번째 장편 시대극만화.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의리 있고 호방하지만 덤벙거리는 벤조, 점잖고 침착한 지략가 소지, 도적집단 일원이었던 이 두 사람이 여행을 떠나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전작인 '납치사 고요'에 잠시 나오는 등장인물 벤조의 이야기를 다룬 '스핀오프(한 이야기에서 파생되어 나온 이야기)' 격이다. 8,000원.

이 세상에 정말 쓸모없는 것이란

■노래하는 병(안은영 지음, 사계절 펴냄)=주스가 담긴 병 하나. 다 먹고 나면 그냥 '병'으로, 아이가 오줌을 누면 오줌통으로. 잠시 물병이 되고 꽃병은 되지 못했지만 '노래하는 병'이 된다. 내용물을 다 쓰고 나면 갑자기 쓰레기가 되는 병들에 대해, 작가는 이 그림책을 통해 세상에 정말로 쓸모 없는 건 몇이나 되느냐고 묻는다. 그리고 지금 내 모습이 원하던 것이 아니어도, 견디다 보면 새로운 기회가 온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1만원.

셰프 데이비드 장의 성공 스토리

■뉴욕의 맛 모모푸쿠(데이비드 장ㆍ피터 미한 지음, 푸른숲 펴냄)=2007~2009년, 그리고 2013년까지 총 네 번, 요식업계의 아카데미상이라는 '제임스 비어드 재단상'을 받은 한국계 미국인 데이비드 장의 첫 책. 거칠고 창의적인 요리로 8.4평 라멘집에서 뉴욕 대표 레스토랑이 된 모모푸쿠 누들바ㆍ모모푸쿠 쌈 바ㆍ모모푸쿠 코의 준비와 실패, 특별한 메뉴 구성의 계기, 그 만의 요리와 인생에 대한 철학 등이 생생하게 소개된다. 3만6,000원.

천대받는 고서 재조명

■쓰레기 고서들의 반란(장유승 지음, 글항아리 펴냄)=저자가 섭치(여러가지 물건 가운데 변변치 못하고 너절한 것), 말 그대로 쓰레기 더미에서 건져올린 열다섯 권의 고서를 다시살펴 본다. 100여년 안팎의 연대에 문헌적 가치도 없어, 박물관은 고사하고 고서점에서도 천대받는 고서를 재조명한다. 조선시대 서적을 간추려 고사를 정리한 '백미고사', 풍수책 '옥룡자답산가' 등에서 오히려 희귀한 고서가 주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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