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품 제작과 세일즈 능력을 모두 갖춘 상품운용본부를 신설합니다. 복합점포는 올해 10곳을 포함해 3년 안에 23곳을 만듭니다. 상품운용본부와 복합점포를 토대로 증권업의 미래인 자산관리(WM) 분야에 올인하겠습니다."
전병조(50·사진) KB투자증권 대표는 WM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상품 제작 능력을 키우고 고액 자산가 기반을 넓히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WM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채널과 플랫폼, 상품 제작 및 공급 능력, 고액 자산가 기반 등 네 가지가 필요하다"며 "KB금융(105560)그룹 차원에서 보면 브랜드, 채널과 플랫폼은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대형 증권사에 비해 부족한 상품 제작 능력과 고액 자산가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계획도 밝혔다. KB투자증권은 올해 안에 상품운용본부를 신설해 투자자들이 원하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만들 예정이다. 전 대표는 "일부 해외 채권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그동안 국내 증권사들은 해외 상품을 날 것 그대로 가져와 팔면서 환리스크 관리도 제대로 안 해 투자자들에게 큰 손해를 끼쳤다"며 "해외 유망 기초자산을 발굴해 이를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가공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전 대표는 특히 WM의 성장을 위해서는 투자은행(IB)과의 협조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증권사가 내놓는 상품의 경쟁력은 3~4년 내 세계적으로 산재해 있는 유망한 투자처를 찾아내는 능력에서 판가름날 것"이라며 "IB가 이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이어 "앞으로 KB투자증권의 IB는 리그테이블 순위 상위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회사와 고객의 수익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IB가 고객과의 접점을 찾고 국내외에서 좋은 상품을 발굴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대표는 IB에 더 큰 역할을 부여할 방침이다. 특히 지난 2013년 신설한 투자금융본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채권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은 화가로 치면 데생 기술에 불과하며 고객과의 연결고리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진정한 작품 활동은 투자금융본부를 비롯한 구조화 금융을 통해 하고, 이를 통해 돈을 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제 막 발걸음을 뗀 만큼 크게 욕심을 내기보다는 다양한 사업을 시도하면서 경험을 쌓겠다는 생각이다. 전 대표는 "지금은 미래를 보고 신수종사업에 대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는 시기"라며 "앞으로 투자금융본부는 크게 △인수합병(M&A) 자문 및 인수금융 △발전 프로젝트 △사모펀드(PE) 등 세 가지 차원에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액 자산가 기반 확보는 KB금융그룹 차원에서 접근할 계획이다. 전 대표는 "KB투자증권은 KB금융그룹 전체 포트폴리오를 감안해 WM을 키워야 한다"며 "올해 안에 복합점포를 10개 만들고, 3년 안에 23개의 복합점포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리서치와 해외주식거래·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 등 그동안 KB투자증권의 약점으로 꼽혔던 부분도 강화할 계획이다. 전 대표는 "증권사는 리서치에 기반한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에 리서치 능력 강화는 필수이며 앞으로 IB가 해외에서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도 현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리서치가 필요하다"고 봤다.
또 KB투자증권은 1·4분기 내 해외주식거래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이를 MTS에 탑재할 계획이다. 전 대표는 지난해 말 기준 22.2% 수준인 MTS 주식거래 비중을 업계 최상위권인 40% 수준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