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발표실적 꼼꼼히 따져봐라"

■ 포천 '신뢰위기 탈출법 7가지' 제시투자은행-리서치 업무 철저 분리 주장 세계 자본주의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자처하던 미국이 '신뢰의 위기'로 흔들리고 있다. 엔론 스캔들로 촉발돼 글로벌 크로싱, 메릴린치, 타이코 등 유수 기업들로 이어지고 있는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의 위기로부터 벗어날 방법은 없을까. 미국의 경제전문 격주간지 포천은 최신호(24일자)에서 미국의 현재 위기는 기업들 뿐 아니라 투자자, 정부 당국 등 모두의 잘못이라고 지적하고 갈 길을 잃고 헤매고 있는 미국의 현 상황을 '시스템의 실패'로 규정, 신뢰 회복을 위한 '지도'(road map)를 제시했다. 우선 포천은 투자자들에게 기업들이 발표하는 실적을 신뢰하되, 꼼꼼히 확인할 것을 제안했다. 영업이익, 현금수입, EBITDA(이자ㆍ세금ㆍ감가상각비 차감전 이익) 등 각종 추정이익(pro forma earnings)의 숫자놀이에 현혹되기 보다는 이들을 일반회계원칙(GAAP)에 따라 재무제표와 대조해 보아야 한다는 것. 둘째 투자은행 업무와 리서치 업무를 분리시키자고 잡지는 제안했다. 30년전까지만 해도 양 업무는 철저히 분리되어 있었으며 애널리스트들이 투자은행업무에 뛰어들 경우 '만리장성을 뛰어넘었다'는 표현을 썼었다. 포천은 애널리스트들이 기업 고객들의 눈치를 보며 이들의 이익에 따라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며 투자은행업무와 리서치간 분리를 뜻하는 '만리장성'재건을 주장했다. 셋째 포천은 1만7,000개 기업을 감시하고 있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금융시장이 점차 커지고 복잡해지는데 비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고 사법권한이 미미하다며 SEC의 권한 강화를 요구했다. 넷째 기업들에게는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너무 많은 연봉을 주지 말 것을 잡지는 주문했다. 최근 15년동안 미국 CEO들의 최고 연봉은 350배 이상 뛰는 등 필요 이상으로 급증했다. CEO들의 연봉이 대부분 스톡옵션을 행사해서 얻어지고 있으며 이들 스톡옵션이 기업의 비용으로 처리되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다. 이밖에 ▲ 주주들이 주인의식을 가질 것 ▲ 기업 이사진의 독립성 강화 ▲ 투자은행들이 기업공개(IPO)를 주관하면서 주요 고객들에게 싼 가격으로 주식을 제공하는 관행의 철폐 등도 신뢰 회복의 방법으로 제시됐다. 노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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