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미군기지 주변서 오염수 2,000톤 제거

녹사평역 주변 등
市 “미대사관 협조 얻어 기지내 오염토양 정화”

미군이 경북 칠곡 미군기지에 고엽제를 묻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도심의 미군기지 주변에서 유류에 오염된 지하수를 상당량 제거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는 지금도 주변 지역에서 오염된 지하수와 유류가 계속 흘러나옴에 따라 주한 미대사관의 협조를 얻어 미군기지 내 오염토양에 대한 정화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001년 이후 최근까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미 8군 기지 인근의 녹사평역 일대에서 부유 기름 128리터, 오염된 지하수 1,870톤을 뽑아냈다. 또 용산구 남영동 캠프 킴 주변에서도 2008년부터 부유 기름 440리터와 오염된 지하수 100톤을 퍼냈다. 총 제거량은 부유 기름이 568리터, 오염 지하수가 1,970톤에 달한다. 유류에 오염된 미군기지 인근 부지는 녹사평역 일대 1만1,776㎡, 캠프 킴 주변 459㎡로 파악됐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녹사평역 일대는 2001년 1월 미 8군 기지 내 지하 기름탱크 균열로 토양이 오염됐다. 시는 미군기지 내에 남아 있는 오염물질이 빗물에 섞여 주변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서울시는 미 8군 기지와 캠프 킴이 오는 2016년에 반환되는 만큼 이때까지는 주변 지역에서 유류가 섞인 지하수가 계속 발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이를 위해 올해 2억5,000만원을 투입해 주변지역 정화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이종현 서울시 대변인은 “미군기지 주변부의 오염물질 제거에 서울시의 역량과 장비를 총동원하겠다”며 “기지 내부의 오염 토양도 미 대사관의 협조를 얻어 기지 이전 전에 정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에서는 동작구 대방동 캠프 그레이 2,200㎡, 용산구 동빙고동 유엔사 부지 1,449㎡에서도 오염이 확인돼 국방부가 정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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