潘외교 "37년 공직 떠나려니 허전"

친정 외교부·국회들러 고별 인사
일부 여직원들 '유엔짱' 등 피케팅 환송도


357일과 374회. 2년 10개월 여 임기를 마치고 10일 외교부를 떠난 반기문 외교부 장관의 활동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숫자다. 재임 기간 중 반 장관은 357일 동안 해외에 체류했고 각종 외교장관 회담을 374회나 갖는 등 한국 외교 지평 확대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한국 공무원’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이날 이임식에서 외교부 직원들은 이런 반 장관에 대해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전 세계 외교 수장이라 할 차기 유엔 사무총장으로 ‘영전’해 떠나지만 반 장관을 보내는 직원들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직원들의 뜨거운 박수 속에 단상에 오른 반 장관은 이임식장을 가득 메운 직원들에게 “이렇게 다 오면 일은 누가 하는지 모르겠다”며 웃음을 자아내는 여유를 보였다. 그러나 37년 여간 몸담은 ‘친정’인 외교부를 떠나야 하는 허전함은 어쩔 수 없었다. 반 장관은 “이제 국제공무원이 되어 한국을 떠나려고 하니 마치 한국으로부터 억지로 떨궈져 나가는 상실감이 온 마음을 사로잡는 기분”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반 장관은 외교 선진화와 다변화를 이룬 것을 업적으로 꼽으면서도 북핵 문제 등 미처 해결하지 못한 현안들을 지적하며 “남은 여러분들이 잘 노력해 달라”고 당부의 말도 빼놓지 않았다. 이임식을 마친 반 장관은 직원들과 다과를 함께 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일부 여직원들은 ‘몸짱 얼짱 유엔짱’‘반사마 홧팅’‘I ♡ 반기문’등 갖가지 피켓팅으로 반 장관을 환송했고 휴대폰이나 카메라로 반 장관을 찍기도 했다. 이에 앞서 반 장관은 국회에 들러 임채정 국회의장 등 여야 정치인들과 고별 인사를 나눴다. 반 장관은 이 자리에서 “국가 브랜드가 좋아 당선됐다고 생각한다”며 정치권의 지원에 대해 감사를 표했고, 여야 의원들은 반 장관에게 유엔 사무총장으로 북핵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반 장관은 오는 15일 사무총장 취임 준비를 위해 뉴욕으로 떠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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