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 차관 "8월 물가 6% 안 넘는다"는데…

"물가는 유가보다 환율에 더 영향" 정부 전망 맞아 떨어질지 미지수
환율 급등분 상쇄하려면 유가 95弗까지 떨어져야…물가 조사일 등 감안한듯


정부가 8월 물가상승률이 6%가 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환율 상승 등으로 8월 물가상승률이 7%선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동수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28일 “8월 들어 20% 이상 하락한 국제유가가 국내 가격에 반영되고 밀가루 가격 하락도 생필품 가격을 낮출 것으로 본다”면서 “8월 소비자물가는 전체적으로 7월보다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9%로 1998년 11월 이후 9년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김 차관의 전망은 결국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를 넘지 않을 것이란 점을 의미한다. 하지만 물가는 유가보다 환율에 더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정부의 전망이 맞아 떨어질지는 미지수다. 일반적으로 경제연구기관들은 국제유가가 1% 오르면 소비자 물가는 0.02%포인트 상승하고 원ㆍ달러 환율이 1% 올라가면 소비자물가는 0.07~0.08% 상승한다는 분석모델을 쓰고 있다. 국제유가는 국내 주요 원유 도입종인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지난 7월4일의 140.7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8월 들어 급락세를 보여 26일 국제시장에서 110.52달러에 거래됐다. 7월 고점에 비해 약 30.18달러, 21.4%가 하락한 것이다. 이에 따라 유가하락에 따른 소비자물가의 하락폭은 0.43%포인트가량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27일 현재 원ㆍ달러 환율은 1,084원1전으로 지난달의 저점인 7월10일의 1,002원90전과 비교하면 81원2전, 8.1% 상승했다. 예상되는 소비자물가 상승폭은 0.56~0.64%포인트. 유가가 비록 하락했지만 환율이 올라 소비자물가 상승 압박은 더 커진 셈이다. 또 환율 급등분을 모두 상쇄하려면 국제유가는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95~100달러 수준까지 떨어져야 가능하다. 더구나 국제유가가 8월 들어 배럴당 30달러 정도 떨어졌지만 실제 도입가격은 여전히 130~140달러 수준이어서 가격하락 효과가 당장 반영되고 있지는 않다. 8월 무역수지가 30억달러 이상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장 큰 이유도 국제유가가 2~3개월 전 가격으로 도입되기 때문이다. 정부의 전망은 물론 8월 소비자물가를 조사하는 날이 5일과 14일, 23일로 최근의 환율 급등세에서 살짝 비켜나 있는 반면 국제유가 하락세는 8월 초부터 국내 소비자가격에 많이 반영돼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국제원자재 가격도 국제유가 못지않게 하락하고 있는 점 등도 환율요인을 상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올해 전체를 놓고 봤을 때 8월과 9월 물가가 가장 걱정되는 달인데 8월에는 환율 급등을 비켜갔다는 점에서, 9월에는 추석물가가 걱정되는 반면 전년도에 물가가 큰 폭으로 올라 기저효과를 감안할 때 6%를 넘지 않은 채 어려운 시기를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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