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임에 따라 수출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달러 당 원화 환율은 1178원으로 지난 11월초에 비해 3.8%, 지난해 평균 환율에 비해 5.8%나 떨어졌다. 이 같은 환율 하락은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와 이라크 공격 가능성 등에 따른 달러화 약세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달러화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 원화 환율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는 점이다.올 하반기에는 환율이 1150원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는 전문가들도 없지 않다. 국제 정세가 불안한 경우 달러화 수요가 늘어나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과거의 패턴과는 달리 최근 국제 정세불안은 오히려 달러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부시 행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결과적으로 재정적자를 악화시키게 될 것이라는 점이 달러화 약세의 주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전망대로 앞으로 달러약세가 지속되고 원화 환율이 계속 떨어지는 慶우 수출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협회는 원화가치가 10% 절상되는 경우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이 감소하는 반면 수입은 늘어 3~5년에 걸쳐 무역수지가 100억달러 이상 악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폭이 30억달러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경상수지 흑자기조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구나 최근 국내소비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마저 여의치 않을 경우 올해 경제성장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런 상황을 감안 할 때 환율이 적정수준에서 안정되도록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달러 약세라는 대외적인 요인에 기인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환율 하락이 지나치게 가파른 속도로 진행되는 경우 수출입은 물론 경제전반에 적지 않은 교란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단기간에 환율이 지나치게 하락하는 경우 환투기 심리를 자극함으로써 외환시장이 더욱 불안해 질 수 있다. 아울러 기업들도 환율 하락에 따른 경쟁력 약화를 흡수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생산성 향상과 원가절감 등 자구노력과 아울러 기술력 향상을 통한 품질 향상 등 중장기 대책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 달러화 약세가 미국경제의 불안에서 비롯되는 구조적인 현상이라면 환율에 의존하는 수출방식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환율변동에 따른 환차 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환리스크 관리에도 각별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