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가볼만한곳 4곳

“한달 농성 끝에 나와 보니 다부원은/ 얇은 가을 구름이 산마루에 뿌려져 있다.피아공방의 포화가 한 달을 내리 울부짖던 곳/ 아아 다부원은 이렇게도 대구에서 가까운 자리에 있었으나/ ……(중략)……… / 이 황폐한 풍경이 무엇 때문의 희생인가를“(조지훈 시인의 `多富院에서`) 보훈의 달 6월은 우리의 마음을 왠지 숙연케 하고 치켜든 고개를 절로 떨구게 한다. 현충일, 6.25 등 오랜 기간 고난의 역사를 짊어져 온 우리의 산하 속속히 스며든 외침의 흔적과 전쟁의 상흔이 새삼 가슴에 사무쳐 오기 때문이리라. 신록은 푸르고 하늘은 마냥 높은 6월, 어린 자녀들을 위해 지난 역사의 현장을 둘러보는 기회를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 한적한 숲길, 조용한 해변을 찾아 잠시 여유로움을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한 6월의 가볼만한 곳 4곳을 소개한다. ■낙동강전투 최대격전지, 다부동 다부동은 `철의 삼각지`와 함께 6ㆍ25전쟁 당시 가장 치열했던 전쟁터로 알려진 경북 칠곡군과 인근 유학산 일대를 말한다. 종군했던 시인 조지훈은 8월의 치열한 공방전이 끝난 후 9월 26일 이곳을 찾아 전쟁의 참상과 민족의 비극을 한 편의 시로 달랬다. 옛날 한양으로 가는 길목으로 부자들이 많이 모여든다고 해서 붙여진 다부동은 이름과는 달리 피로 얼룩진 역사의 현장이다. 팔공산, 황학산, 유학산, 소학산 등의 틈새에 앉아 있는 다부동은 일찌기 왕건과 견휜의 군대가 대권을 놓고 혈투를 벌인 요충지이자 병자호란, 임진왜란, 6.25 등 치열한 전란이 지나간 자리다. 다부동을 병풍처럼 안고 있는 유학산 정상(839m)에 오르면 대구시를 직접 포(砲)로 공격할 수 있어 6ㆍ25당시 9차례의 고지 탈환전이 있었고, 인근의 328고지(석적면 포남리)는 무려 15번이나 주인이 바뀌었다고 한다. ◇찾아가는 길=중앙고속도로 다부IC에서 빠져 나오면 동쪽 아래 다부동고개가 시작되는 입구가 보이고, 인근에 25m 높이의 기념비와 탱크 모양의 다부동전적기념관이 나온다. 경부고속도로 왜관 IC에서 나와 약 20분정도 국도를 타도 된다. ◇문의=칠곡군 문화공보담당 054-979-6061/ 교통행정담당 054-973-3321 ■한적한 드라이브의 여유, 횡성 서울에서 2시간이면 산과 계곡, 호수와 자연휴양림이 어우러진 한적한 드라이브 코스를 만날 수 있다. 바로 강원도 횡성 일대. 동에서 서로 가로질러 흐르는 섬강과 잔잔한 횡성호 주변은 들뜬 초여름의 마음을 조용히 가라앉히는 데 최상이다. 섬강을 따라 산벚나무가 줄지어 서있는 4번 군도를 달리다 보면 드라이브 코스 끝 무렵에 횡성댐이 나온다. 물 홍보관과 수림공원 등을 잠시 둘러 본 후에는 계곡에서 쉬거나 등산을 할 수 있다. 추동리의 병지방계곡(일명 대관대천)은 맑은 계곡물과 울창한 숲으로 유명하다. 인근의 오토캠핑장은 6월말부터 8월까지 운영된다. 빽빽한 전나무 숲 속에서 캠핑을 하면서 삼림욕과 물놀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드라이브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이다. 전촌리 방향으로 들어가 삼거리저수지와 횡성온천을 지나면 어답산(789m) 등산도 할 수 있다. ◇찾아가는 길=경부고속도로 신갈 IC나 중부고속도로 호법 IC에서 영동고속도로로 접어들어 여주를 지난 뒤 만종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 횡성 IC로 나온다. 영동고속도로 원주 IC, 새말 IC, 둔내 IC를 통해 나와도 횡성의 여러 곳과 연결된다. ◇문의=횡성군청 관광경제과 033-340-2544 ■초록으로 가는 여정, 영동 기차를 타고 떠나는 6월의 영동은 온통 초록이다. 영동을 아늑하니 품고 있는 산들, 나무들, 논마다 찰랑이는 얕은 논물들까지도 온통 초록으로 일렁인다. 유명한 곳은 많지 않아도, 자잘하게 숨겨진 깊은 산과 계곡들이 있는 영동. 눈이 시릴 것 같은 푸르름이 그리워질 때, 차디찬 계곡의 물소리가 그리워질 땐 영동이 제격이다. 금강을 끼고 있는 양산팔경과 송호국민관광지에서는 소나무 가지사이로 부서져 들어오는 햇살과 잔잔하게 흐르는 금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송호관광지는 물놀이장, 야영장, 산책로, 조각공원 등이 갖춰져 있어 가족단위 나들이에 적합하다. 양산팔경중 으뜸으로 꼽히는 영국사는 1,300년 된 오래된 은행나무가 유명하다. 인근에 있는 난계(蘭溪) 박연 선생의 생가와 국악박물관, 옥계폭포도 둘러볼 만 하다. ◇찾아가는 길=서울에서 영동까지 가는 경부선열차(무궁화호, 새마을호)가 하루에 37대(2시간30분소요) 있다. 서울발 고속버스는 첫차가 아침 8시 30분, 막차가 18시 10분으로 1일 편도 6회 운행한다. 자가운전자들은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옥천 IC 나 영동 IC에서 나오면 된다. ◇문의=영동군청 문화공보과 043-740-3213~5/ 영동버스터미널 043-744-1700 ■소박하나 기쁨이 있는 섬, 장봉도 일상에서 벗어나 한가로움을 즐기려 한다면 가까운 섬도 좋을 듯 싶다. 인천광역시 옹진군에 속해 있는 장봉도는 소박하지만 살랑이는 6월의 바람을 안고 가벼운 산행과 해변의 낭만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인천연안에서 약 36km 떨어져 있는 장봉도는 신도를 거쳐 40여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동서의 길이가 약 8~9km, 남북의 폭은 1~1.5km에 불과하지만 국사봉(149m)을 중심으로 높고 낮은 산줄기가 동서로 뻗어 있는 섬이다. 선착장에서 가까운 옹암해수욕장은 갯벌이 이루어지면 조개나 바지락 등을 캘 수 있고, 한들해수욕장은 여름철이면 해수욕하기에 적합하다. 야달선착장에는 무인도로 배낚시나 조개류 등을 캐러 가는 소형 배들이 수시로 드나든다. 진촌교회앞 삼거리를 지나면 녹음이 짙은 숲에 이를 수 있고 모래와 노송이 어우려져 저녁 낙조가 아름다운 진촌해수욕장도 기다린다. ◇찾아가는 길=인천국제공항 운행버스(111-1)를 이용, 삼목사거리에서 내려 삼목선착장에서 1시간 간격으로 있는 장봉행 정기선을 탄다. 자가운전자는 영종대교 통과후 해안도로를 타고 삼목선착장에 도착, 선착장옆 공터에 주차하거나 자가용 승선료(왕복 2만6,000원)를 내고 도선할 수 있다. ◇문의=북도면 장봉출장소 032-889-8001/ 세종해운(주) 032-884-4155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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