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회의서 각국대표 이해관계 달라 합의점 도달 험난유로화의 성공적 도입으로 경제적 통합의 기틀을 마련한 유럽연합(EU)이 최근 통합헌법 제정 문제를 놓고 삐걱거리고 있다. 경제적 통합을 넘어 정치적 통합까지 모색하고 있는 EU로서 만만치 않은 난제와 맞닥뜨린 것.
이와 관련, EU는 지난달 28일부터 벨기에 브뤼셀에서 13개국의 신규 가입으로 거대화할 EU의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 '유럽 장래를 논의하는 회의(convention on the future of Europe)'를 열었으나 통합헌법 제정을 놓고 각국 대표들이 초반부터 팽팽히 맞섰다.
이번 회의의 의장을 맡은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전(前) 프랑스 대통령은 회의 벽두부터 유럽통합헌법 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으며, 로마노 프로디 EU집행위원장 역시 유럽이 세계 무대에서 강력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통합헌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EU 의장국인 스페인의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총리는 "우리가 유럽헌법 제정에서 후퇴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그러나 지안프랑코 피니 이탈리아 부총리는 "우리는 국가 정체성의 조화에 유럽의 장래가 있으며 국가 정체성은 계속 증진돼야 한다"고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영국 또한 반대론을 견지했다.
이번 회의는 1년에 걸쳐 열리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유럽헌법 제정의 향방을 점치기는 이르지만 양측의 주장에 현격한 차이가 있어 합의점을 모색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노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