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성장은 `한강의 기적`과 궤를 같이한다.
신격호 롯데회장은 지난 46년 일본 유학 중 소규모 식품업으로 사업가의 길에 들어 선 후 67년 `전쟁으로 폐허가된 조국의 어린이들에게 풍요로움을 주겠다`는 경영목표를 세우고 고국으로 돌아와 35년이 흐른 지금, 롯데는 50억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통해 음료ㆍ관광ㆍ유통ㆍ건설ㆍ화학 등 35개 계열사를 거느린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집단으로 성장했다.
60년대 말부터 산업부흥의 주춧돌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롯데의 21세기 성장엔진은
▲안정적인 재무구조
▲세계 최고의 전문기업군 육성
▲글로벌 경영 등 신 회장의 미래경영 전략으로 집약된다.
롯데의 고위임원은 “신 회장은 아직도 1년 중 홀수 달은 한국, 짝수 달은 일본을 오가며 바쁜 일정으로 보내고 있지만 6개월전 실적치까지 꿰뚫을 정도로 실무책임자들을 당황하게 만들 때가 있다”고 말한다. 신 회장의 철저한 재무관리는 최고경쟁력을 갖춘 전문기업군 육성의 틀을 공고하게 다지는 문화의 기반인 셈이다.
롯데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롯데는 한 번 시작한 기업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출 때까지 절대로 한 눈을 팔지 않는다. 신 회장의 경영철학은 롯데제과ㆍ 롯데칠성음료ㆍ 호텔롯데ㆍ 롯데쇼핑ㆍ 롯데월드 등이 모두 업계 1위의 경쟁력을 갖춘 롯데 신화를 잇따라 창조해냈다.
신 회장은 틈만나면 직원들에게 “롯데가 식품ㆍ유통ㆍ관광 부문의 국내시장을 지키는 수문장 역할을 해야한다”는 `롯데 역할론`을 강조하고 있다. 식품ㆍ유통ㆍ관광은 롯데의 주력사업이지만 외국자본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눈독을 들이고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국내 시장의 수문장역할을 할 롯데맨들에게 `공격형 수비`를 강조한다. 외국자본에게 국내시장을 내준 만큼 우리도 해외 시장을 가져야 한다는 논리다. 이에 따라 롯데는 러시아ㆍ중국 시장진출을 시작으로 동남아 시장 개척을위해 핵심역량을 집중해 나가고 있다.
신 회장이 갖고 있는 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는 81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관광만이 살 길이다. 서울 잠실의 제2롯데월드를 세계 최대의 관광 명물로 만드는 것이 내 일생의 소원이다. 남은 인생을 걸고 한국에 세계적인 관광시설을 만들겠다.”라고 말하며 롯데의 선봉에서 젊은이 못지않은 정열을 불태우고 있다.
[롯데쇼핑 경영전략] 외형확장보단 내실경영 집중
롯데쇼핑은 국내 최대ㆍ최고의 시설, 다양한 상품 구색, 고객위주의 편의시설, 최상의 서비스 등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 회사는 지난 1979년 창립 이래 개점 첫해부터 국내 유통업계의 정상에 올라서는 이변을 만들어낸 주역이다. 지난 92년 유통업계 최초로 1조원의 매출액을 달성한 롯데쇼핑은 2003년 현재 본점을 비롯한 수도권 12개점, 지방 8개점을 기반으로 유통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그냥 이뤄지지 않았다. 유통대학과 서비스 개발원 운영을 통한 고객 서비스의 전문적인 연구 개발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롯데쇼핑은 현재 소비 심리위축과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경제 전망이 하향 수정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 무엇보다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하고 있다. 경기 둔화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수익성 확보를 위해선 신규 출점 보다, 경쟁력 강화가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롯데쇼핑은 업계 처음으로 지난 2001년 `윤리행동준칙`을 발표하고 같은 해 `공정거래 자율준수`를 선포하는 등 업계 선두자리를 지키기 위한 내부기강 확립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4월 독립경영체제에 들어간 롯데마트는 국내시장에 진출한 세계적인 유통업체들과 맞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조직체계를 정비한 롯데마트는 지난 달 1일부터 전 점포에서 동종업계 최저가격이 아닐경우 10배까지 보상하는 `최저가 10배 보상제`라는 과감한 마케팅 전략을 펴고 있다.
롯데쇼핑과 롯데마트는 기존 점포에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공간을 유치해 국내 처음으로 복합 쇼핑 공간으로 변신 작업에 박차를 가해 업계 선두자리를 고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동수기자 best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