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기존 장비업체들은 공장증설, 해외시장 진출 등으로 시장선점에 나서고 있고 후발업체들도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속속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휴대폰, TV, 컴퓨터 등 가전제품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LCD분야가 고수익을 창출하는 새로운 시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전 장비ㆍ부품업체들은 공장증설과 중국ㆍ대만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휴맥스, 덱트론, 금호전기 등은 주력제품 기술력을 LCD에 접목시켜 사업다각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실제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올해 사상 처음으로 전세계 LCD 출하량이 진공브라운관(CRT)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세계 LCD패널 매출은 지난해보다 32% 늘어난 4백7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더해 대형 수요처인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등이 대규모 공장증설을 서두르고 있는데다 외국 부품사들마저 국내시장에 직접 공장을 설립하는 등 시장공략을 가속화하고 있어 LCD 관련업체들의 생존을 위한 시장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내 업체들은 즐거운 비명=지난해 경영실적 악화에 시달렸던 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1,600억원의 매출중 이미 1,100억원의 주문을 확보한 상태다. 이 회사는 LCD 화면 유리기판에 막을 입히는 증착장치를 생산하고 있는데 주요 고객인 LG필립스LCD가 투자규모를 늘리고 있는데다 대만의 시엠오사, 중국의 비오이오티사 등 해외 발주처도 LCD업황 호전으로 주문량을 늘리고 있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공장증설에 나서는 기업들도 속출하고 있다. 네패스는 경기도 파주에 LCD용 화학약품 생산공장을 짓기로 내부방침을 정했으며, 구미에 본사를 두고 있는 탑엔지니어링도 파주에 생산라인을 구축키로 했다. 에스티아이는 이미 국내 업체와 공동으로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중국 회사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셋톱박스 회사인 휴맥스도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LCD TV 분야에 진출했으며 올해안에 16가지 가량의 제품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회사관계자는 “국내에서 직접생산을 할 것인지, 외주를 줄 것인지는 최종 결정이 나지 않았지만 국내에서 생산된 반제품은 아일랜드 공장으로 옮겨져 완제품으로 조립, 유럽에 수출하게 될 것”이라며 “기존 셋톱박스 기술력을 이용해 셋톱박스 내장형 LCD TV를 생산할 수 있는 만큼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올해 전체 4,600억원의 매출중 10% 가량을 디지털 TV 분야에서 달성키로 했다.
◇일본 회사들도 눈독들여=국내 LCD 기술력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기반시설과 연구단지가 체계적으로 조성되어 있다 보니 일본 장비업체들의 한국상륙도 본격화되고 있다. 일본 미토덴코사는 경기도 현곡산업단지에 1억달러 가량을 투자, 공장을 짓기로 했으며 오쿠보제작소도 이곳에 생산라인을 가동키로 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이들 회사들을 포함해 7개 일본 LCD 장비업체들이 모두 1억5,000만달러 규모의 투자의향서를 전했다. 또 부품소재통합연구단을 통해서도 LCD 등 일본의 전자장비업체들이 시장조사에 나서고 있으며 이르면 하반기부터 실질적인 공장설립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정명기자 vicsj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