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産銀 4개 금융자회사 매각 권고에 産銀 반발

재경부도 경계 시각
산은 "정부 TF서도 자회사매각 검토대상 아니다"
재경부 "모두 팔고나면 역량 너무 위축된다"


감사원이 26일 발표할 국책은행의 역할 조정에 대한 권고사항에 산업은행이 대우증권ㆍ산은캐피탈ㆍ산은자산운용ㆍ한국인프라운용 등 4개 금융 자회사를 매각하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사자인 산업은행이 크게 반발하고 있고 주무부처인 재정경제부, 연구용역을 맡은 금융연구원이 감사원과 다른 견해를 가져 대우증권을 포함한 산은 자회사 매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책은행 역할 재조정의 골자는 비대해진 산업은행의 조직을 어떻게, 어느 정도 줄일지 여부다. 감사원은 대우증권ㆍ산은캐피탈ㆍ대우해양조선ㆍ산은자산운용ㆍ한국인프라운용 등 5개 자회사의 매각을 권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해양조선은 매각이 예상됐던 만큼 4개 금융 자회사 매각이 관심사다. 감사원은 또 산은의 해외 점포 증설, 개발자금 지원 축소 등 무려 20가지 사안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윤철 감사원장은 최근 “산업은행이 시중은행과 경쟁하는 것은 문제이며, 시대의 성격에 맞게 변모해야 한다”고 언급, 산은 기능의 대폭 축소 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산업은행은 자산운용통합법에 발맞춰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변모하려면 기업금융ㆍ투자금융ㆍ자산운용의 3대 축이 필수적이므로 매각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산업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대우증권ㆍ산은캐피탈ㆍ산은자산운용 등 3사는 매각이 어렵다”며 “정부 태스크포스(TF)에서도 자회사 매각은 검토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그동안 가지고 갔던 것을 이제 돌려줄 필요는 있지만 그럴 경우 역량이 너무 축소되므로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감사원과 다른 견해를 가졌음을 내비쳤다. 대우증권 매각과 관련, 재경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국책은행의 구조개편이 자회사 매각으로만 쏠릴 경우 논의 전체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한편 수출입은행의 기능과 관련, 민간 금융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국책은행간 경쟁을 유도하는 방향도 논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출입은행의 경우 이밖에 수출금융과 경협 연계 강화, 대북 지원 중장기 계획 수립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은 민영화로 기울어져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금융채권을 발행하는 중소기업의 소매금융 영역 확대가 시중은행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점이 논의될 전망이다. 국책은행 기능 재정립을 위한 논의는 감사원의 권고에 이어 재경부 산하 TF가 오는 29일 산은 경영진과의 면담을 끝으로 의견수렴 절차를 마칠 계획이다. TF는 금융연구원이 작성한 용역보고서와 각 은행의 의견을 토대로 해 이르면 10월 말, 늦어도 11월 중 최종안을 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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