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산업이야기] <34> 21세기 블루 다이아몬드, 물 산업

수출 규모 연평균 18%씩 증가… 통합수자원관리시스템 개발을
국내 물 산업 건설·제조능력 좋지만 운영·관리능력 키워야 세계 경쟁우위


기원전 6세기께 그리스의 철학자 탈레스는 이미 물을 우주 만물의 기본 원소라는 일원론을 제기한 바 있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자 인류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유엔 밀레니엄 프로젝트에 따르면 현재 물 부족으로 고통 받는 인구는 약 7억명 내외이나 2025년에는 세계 인구의 약 절반 수준인 30억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 산업은 광의로는 '각 분야의 수요자가 사용 가능한 수준의 물을 생산ㆍ공급하고 사용된 물을 자연으로 돌려보내기까지의 과정 및 이와 관련된 모든 산업'으로 정의될 수 있다. 반면 우리정부는 산업적 측면을 강조해 협의로 '생활 및 공업 등 각종 용수의 생산 및 공급, 하수와 폐수의 이송, 처리와 함께 이와 관련된 산업을 모두 포함'하는 것을 물 산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물 산업은 최종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수도, 재이용수, 하수도나 병입식수가 포함될 수 있으며 공급자 입장에서는 관련 기술, 부품ㆍ소재, 시설ㆍ건설, 운영ㆍ관리, 컨설팅, 해수담수화 등이 포함되는 융합산업이자 매우 포괄적인 산업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2010년 기준 국내 물 산업 규모는 약 16.7조원으로 세계 물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 내외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 물 산업의 부문별 비중은 하수도가 40.2%, 상수도가 35.9%로 약 76%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약 24%는 수자원 11.3%, 정수기 9.0%, 먹는 샘물 2.1%, 공업용수 1.1%, 해수담수 0.4%로 구성돼 있다.

국내 물 산업 수출 규모는 관련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ㆍ공적개발원조)와 함께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한국의 사회인프라 및 서비스 분야 ODA 지원 규모는 2010년 기준 약 9,873억원으로 이 가운데 수자원 위생 부문이 약 31%인 약 3,086억원에 이른다. 이와 함께 국내 물 산업 관련 수출 규모도 2005년 약 7,808억원에서 2010년에는 1조8,365억원으로 연 평균 18.7%씩 증가하는 등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국내 물 산업의 경우 건설과 제조 능력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을 보유하고 있으나 다음과 같은 문제가 선결돼야 세계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첫째, 국내 물 산업의 경우 상수도 분야 운영 실적이 미비하고 부품소재 분야 수출은 중동과 아시아에 편중돼 있는 등 전반적인 경쟁력은 취약한 형편이다. 둘째, 물 산업이 대규모 인프라 사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 기업들의 자금력은 구미 선진기업들에 비해 약하다. 셋째, 고부가가치 신기술 수준과 컨설팅 능력 등도 구미 선진기업들에 비해 열세에 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대응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우선 한국형 통합수자원관리시스템 개발을 통해 수자원 전반에 걸친 운영ㆍ관리 능력을 제고해야 한다. 둘째 핵심 신기술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물 산업 관련 전문인력 양성 활성화 등을 통해 기초적인 경쟁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 또 해외 선진기업들과의 적극적인 컨소시엄, 정상외교 등을 활용해 특정 지역 중심의 진출 전략에서 벗어나 범세계적으로 국내 물 산업의 해외 진출을 촉진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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