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시장 점유율 3% 돌파 "이젠 경쟁사 견제 대비를"

지난달 3.2% 점유…진출 20년만에 쾌거
쾌속질주 위한 복합적 마케팅 전략 시급


현대자동차가 미국 진출 20년 만에 마의 벽으로 여겨지던 시장점유율 3%를 돌파했다. 하지만 그동안 관망자세를 보여온 경쟁사들의 견제가 갈수록 노골적으로 진행될 것에 대비, 복합적인 마케팅 전략 확보 등 철저한 대책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관계자들은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점유율 3%는 통상 현지 소비자들의 자동차 브랜드 인식을 확고히 하는 변곡점으로 받아들여진다”며 “앞으로 현대차의 미국 질주가 더욱 가속화하는 계기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각양의 견제를 넘어서는 섬세한 관리와 특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일 현대차는 “지난 7월 미국 시장에서 쏘나타와 그랜저(수출명 아제라) 등을 앞세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2% 늘어난 총 4만7,205대의 자동차를 판매, 사상 최대의 월별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6월 2.96%에서 3.2%로 높아졌다.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 3%를 넘어선 것은 86년 미국에 첫 상륙한 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현대차는 앞서 3년 전인 2001년 7월 2%를 넘어섰었다. 전문가들은 “‘점유율 3%’ 돌파는 환율과 유가 등 악화된 경영환경과 비자금 사건 등 온갖 악재를 이겨내고 이룩한 성과”라고 높이 평가하면서도 “글로벌 메이커들이 현대차의 ‘미국 질주’를 부담스러운 눈으로 지켜보는 계기가 될 수 있는 만큼 이를 뛰어넘기 위한 한층 업그레이드된 전략이 필요할 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일본의 도요타는 올 들어 현대차를 ‘경계대상 1호’로 지목하고 현대차를 견제하기 위한 직간접적인 전략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아성인 중ㆍ소형차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사이언과 비츠 등 경쟁모델을 연이어 내놓고 부품 협력업체들에 “현대차에 부품을 팔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는 것 등이 대표적 사례다. 또한 GM과 르노ㆍ닛산간 제휴협상이 진행되고 도요타와 포드가 타사 제휴나 인수합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도는 등 세계 자동차업계에 ‘새판 짜기’ 바람이 불고 있는 것도 현대차에는 커다란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자동차공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메이커들의 현대차의 ‘미국 질주’에 대한 견제가 심화될 경우 디젤엔진과 하이브리드ㆍ연료전지 등 미래 첨단기술 분야에서의 협력을 기피하거나 아예 배제할 가능성도 있다”며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더욱 가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보다 높은 품질력을 바탕으로 경쟁사들과 적절한 협력과 경쟁을 병행하는 고도의 전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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