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항구적인 규제 개선 시스템을 만드는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최근 정부 부처를 비롯해 다들 규제를 찾아내기 위해 애쓰고 있으니, 중기옴부즈만은 규제를 발굴하는 것보다는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힘쓰겠습니다."
3대 중소기업옴부즈만으로 연임이 확정된 김문겸(57·사진) 숭실대 교수는 2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향후 재임 기간 동안 항구적 규제 개선 시스템을 만들는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규제 논의는 직접 규제를 찾아내 그것에 대한 대증적인 대책만 세우는 식으로 단편적이고 급하게 진행되는 측면이 있다"며 "중소기업 분야만이라도 이런 방법을 지양하고 진일보시켜 연관된 규제를 전체적인 맥락에서 짚어봐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구체적으로는 기업의 비용과 성장을 위해 어떤 규제가 어떻게 연결돼 있는가 하는 종합적인 차원에서 분석하는 시스템을 고안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옴부즈만은 올해 규제도 규제지만 중소기업의 애로 해소에 중점을 두겠다고 복안을 밝혔다. 그는 "규제는 모든 부처에서 다루니 기업의 애로를 발굴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지난 임기와 마찬가지로 열심히 현장을 찾아다니며 지역 중소기업들을 만나고 소통하는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계획을 소개했다.
김 옴부즈만은 지난 3년간 지역 현장을 매주 2번 이상 찾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직접 청취하고 해결하는데 힘써 왔다. 지난해 총 77회의 현장 간담회 및 기업 방문을 했고, 총 575명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만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김문겸 옴부즈만은 외딴 시골까지 가서 지역 업체들을 만나 소외된 소상공인들의 얘기를 진심으로 들어주고 힘을 실어 줬다"며 "다른 전문가들도 많겠지만 김 옴부즈만이 다시 한 번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 일하게 돼 정말 다행이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으로 김 옴부즈만은 판로·인력 등 1,085건의 규제 애로를 찾아내 제도개선 257건을 포함, 총 1,027건의 규제를 처리했다. 특히 김 옴부즈만은 지난해 임시 파견조직이었던 옴부즈만 지원단을 정식 상설 사무기구로 전환시키는 동시에 옴부즈만 권한도 규제 민원처리 지원 기관에서 중소업계의 애로사항과 손톱 밑 가시 해결 창구로 확대하는 역할 강화도 이뤄냈다.
마지막으로 김 옴부즈만은 규제 실적만 올리기에 급급한 정부 부처들에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부처들이 쟁탈전을 벌이며 규제 과제 수만 늘려 실적을 내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규제를 모으려고만 하지 말고 규제 자체를 끈기있게 추적하고, 각 부처가 주인의식을 갖고 실효성 있는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 옴부즈만이 지난달 14일로 임기가 끝났지만 정치권의 개입 등으로 한달 넘게 후임 인선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김 옴부즈만이 다시 부임함에 따라 미뤄왔던 중소기업의 규제·애로 발굴과 개선 작업에 점차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대통령까지 나서 규제 혁파를 최우선 과제로 강조하고 있어 옴부즈만의 역할과 권한에 더욱더 힘이 실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