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증권대상] 심사평, 신인석 심사위원장

"어려운 금융투자업 환경에서도 수익성 창출 등 돋보여"
미래지향적 경영철학·비즈 모델도 평가
금융의 위험투자 확대·혁신 앞장서주길

''2014년 대한민국 증권대상'' 심사위원들이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19층 회의실에서 심사자료를 보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한기석(왼쪽부터) 서울경제신문 증권부장, 김철배 금융투자협회 집합투자본부장, 류성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신인석 자본시장연구원장, 민병현 금융감독원 금융투자감독국장, 신재봉 한국예탁결제원 전무, 온종훈 서울경제신문 논설위원. /이호재기자


2014년은 증권업과 자산운용업에게 매우 어려운 한 해였다. 세계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국제 자본흐름이 자주 급변했고, 그 때마다 국내 자본시장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일본의 엔저정책으로 야기된 수출기업의 수익성 악화는 미약한 국내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자본시장의 활력 회복을 더디게 했다.

실물경제 환경은 호전되지 않는 가운데, 금융투자산업 내부에는 주목할 만한 상황전개가 없지 않았다. 우리투자증권(005940)과 NH증권 등 두 대형증권사의 합병이 있었고, 동양증권은 대만의 유안타증권이 인수했다. 좀 더 시야를 크게 하면 홍콩과 상하이거래소의 교차투자가 허용되며 중국의 자본시장개방에 진전이 있었다.

이처럼 한편으로는 기업의 저수익성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라는 실물경제 측면의 도전에 직면한 가운데, 도도히 진행되는 구조개편에도 적응해야 하는 힘든 국면에 놓여 있는 것이 우리나라 금융투자업의 현 주소다.

이 같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서울경제의 '2014 대한민국 증권대상'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의 사기를 북돋우는 단비가 될 것이다. 올해 심사의 기본방향은 우수한 수익성 창출을 선정기준으로 하되 미래지향적인 경영철학과 비즈니스 모델을 토대로 한 것인지를 동시에 고려했다는 점이다.

올해의 증권부문 대상은 지난해에 이어 한국투자증권이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투자은행 부문에서 탁월한 실적을 꾸준히 거두고 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자산운용부문 대상은 삼성자산운용에게 돌아갔다. 자체 리서치와 위험관리가 업계의 모범이 되고 있으며 다양한 운용전략의 상품개발을 시도해 왔다는 점이 좋은 평을 받았다.

증권부문 고객만족 최우수상은 탄탄한 고객관리체제로 정평이 있는 삼성증권(016360)과 고객수익률에 따른 직원평가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한화투자증권(003530)이 공동수상했다. 증권부문 경영혁신 최우수상은 25개국 직접투자 서비스 지원체제로 우수한 해외주식서비스 실적을 달성한 신한금융투자가 수상했다. 투자은행(IB)부문 최우수상은 IB 전 분야에 걸쳐 우수한 성과를 거둔 우리투자증권에게 돌아갔고, 파생상품 최우수상은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등 다양한 파생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인 대우증권이 수상했다.

자산운용부문에서 주식형펀드는 업계 전체의 실적이 부진했던 점을 직시해 아쉽지만 수상자를 선정하지 못했다. 채권형펀드 최우수상은 안정적인 운용성과를 거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수상했다.

올해의 펀드매니저상은 대체투자에 대한 수요증가를 배경으로 우수한 성과를 보인 KB자산운용 인프라운용본부에 돌아갔고, 수요자의 눈높이에 맞춘 리포트 작성이 돋보인 신영증권(001720) 홍정혜 선임연구원이 올해의 애널리스트로 선정됐다. 마지막으로 특별상은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정보처리시스템 개발로 업계발전에 기여해 온 에프엔가이드의 김군호 사장이 수상했다.

한국 경제가 당면한 '성장기업 실종' 문제를 극복하려면 금융의 위험투자 확대가 절실하고, 이를 위해서는 과거 중개업무 위주에 머물러 왔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의 자기혁신이 필수다. 서울경제의 대한민국 증권대상이 한국 금융투자업의 새로운 도약을 지원하는 든든한 응원군 역할을 담당하기를 기대한다.

격론 끝 고객만족부문 공동수상 가닥… 공로상은 업계 현역 첫 수상 이변도


■ 심사 뒷이야기

박민주 기자 parkmj@sed.co.kr




지난 1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19층 회의실. '2014년 대한민국 증권대상' 심사위원단 7명이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로운 눈빛으로 금융투자업체들이 제출한 공적서를 살펴봤다.

심사위원들은 시상의 구체적인 기준에 맞춰 격렬한 토론을 벌였고, 최종 수상자를 결정하는 순간에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다. 증권업계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전반적으로 우수한 업체를 찾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올해 심사위원단은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자랑하는 7인으로 꾸려졌다. 심사위원장은 신인석 자본시장연구원장이 맡았고, 주최 측인 서울경제신문에서는 한기석 증권부장, 온종훈 논설위원이 심사위원에 포함됐다. 또 민병현 금융감독원 금융투자감독국장, 류성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신재봉 한국예탁결제원 전무, 김철배 금융투자협회 집합투자본부장이 심사위원을 맡았다.

심사위원들은 증권업계가 침체된 상황이지만 이런 때일수록 증권대상 심사는 더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운용사 부문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주식형펀드 부문에서는 수상자를 내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운용사들이 열심히 하기는 했지만 워낙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수상자를 낼만한 수익률과 설정액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올해 증권사 부문 대상으로는 심사위원단의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한국투자증권이 선정됐다. 한투는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삼성SDS를 비롯해 굵직한 종목들의 주관을 맡아 성공적으로 상장시켰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대상을 놓고 한투와 끝까지 경합을 벌이던 우리투자증권은 전통적인 기업금융부문에서 업계 수위의 실적을 기록한 점을 바탕으로 IB 최우수상을, 뉴스마트채널 등 다양한 시스템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영업 비즈니스를 시도한 신한금융투자는 경영혁신 최우수상을 각각 수상했다.

고객만족은 이례적으로 공동 수상이 이뤄졌다. 고객불만 처리 자동화 및 DB화를 통해 고객중심경영을 강화한 삼성증권과 업계의 관행 개선에 앞장서 시장의 주목을 받은 한화투자증권이 공동 수상했다.

특히 한화투자증권은 이날 심사의 가장 큰 화두로 등장했다. "증권업계의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는 고질적인 관행을 바꾸려 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주목을 받았다. 일부에서는 한화증권의 새로운 실험이 아직 결과물을 내지는 않았다는 지적도 했지만 업계에 미친 영향을 고려할 때 충분히 수상 자격이 있다는 걸로 의견이 모였다. 수상 부문이 어디가 적절한지를 놓고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경영혁신과 고객만족 두 부문에서 고심을 거듭하던 심사위원들은 "과당매매 수수료 개선 부문은 큰 범위에서 고객만족으로 보는 게 적절하다"는 것으로 합의하고 증권대상 역대 최초로 공동수상을 결정했다.

파생상품 부문은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의 뛰어난 운용능력을 인정받은 대우증권이 받았다.

자산운용사 부문 대상은 삼성자산운용이 차지했다. 인수합병(M&A) 가치주펀드, ELS 인덱스펀드 등 혁신적인 상품개발로 고객 만족을 극대화한 점이 인정됐다. 채권형 최우수상을 차지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해외 투자를 통한 지역 분산으로 안정형 상품 라인업을 구축한 점이 높게 평가됐다.

올해 공로상은 김군호 에프엔가이드 사장에게 돌아가면서 또 한 번 이변이 일어났다. 기존 공로상은 대부분 자본시장 발전에 아이디어 뱅크 역할을 하던 대학교수들이 받아왔지만, 심사위원들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며 첫 업계 현역 수상자로 시장 인프라 구축에 힘쓰는 김 사장을 선정했다.

개인 부문에서는 KB자산운용 인프라운용본부가 올해의 펀드매니저상을, 홍정혜 신영증권 연구원이 올해의 애널리스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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