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가 세계적인 금리인하 추세에 힘입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 세계 각국의 금리인하 추세로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대거 청산되면서 일본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일본엔화는 기준금리를 인하한 호주 달러는 물론 오는 6일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은 유로화 및 영국 파운드화에 대해서도 각각 강세를 보였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이날 엔화는 호주달러에 대해 66.44엔을 기록, 전날 뉴욕 외환시장에서의 67.04달러를 뛰어 넘었다. 미국 달러화에 대해서도 전날의 99.12엔에서 98.99엔으로 상승했다. 이 밖에 유로화에 대해서는 124.71엔, 파운드화에 대해서는 156.23을 각각 기록했다. 노무라신탁금융회사의 히데키 아미쿠라는 "각국의 금리인하로 엔캐리자금이 속속 복귀하고 있다"며 "이번주내 엔화는 달러에 대해 94엔, 유로에 대해 117엔 수준으로 절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 이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일본 엔화의 구매력 등을 평가할 때 미화 1달러당 90엔이 적절하다는 기사를 실었다. 다이치(第一)생명경제연구소가 프라자 합의 이듬해인 1986년을 기준으로 엔화에 대한 구매력 평가를 계산한 결과, 1달러당 90.90엔이 나와 지난달 24일 13년만의 최고치인 90.87엔과 거의 비슷했다는 것이다. 이 연구소의 구마노 히데오(熊野英生)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그간 저금리의 엔화를 빌려 고금리의 통화에 투자하는 엔 캐리거래가 활발해 엔이 과소평가돼 왔다"면서 "앞으로 엔고 압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호주중앙은행(RBA)은 이날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내린 5.25%로 고시했다. RBA의 금리 인하는 지난 9월이후 세 번째로, 경기 위축의 우려를 반영해 취해진 조치다. 호주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로 주택가격이 30년만에 최대폭의 하락세를 나타냈고, 소매판매도 예상보다 저조하게 나왔으며, 제조업활동지수 등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호주의 지난 3분기(7~9월) 주택가격은 평균 1.8% 하락해 올 들어 7.4%의 하락율을 기록했으며, 9월중 소매판매(계절조정)도 1.1% 하락해 지난 2005년 4월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