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에도 명퇴바람

재정경제부에도 `명예퇴직 바람`이 불고 있다. 내년 1월 출범하는 주택금융공사에 40~50대 자원자가 쇄도하고 있는 것. 정부가 1조원에 달하는 자본금(법정자본금 최대 2조원)을 전액출자해 출범시키는 공기업이어서 안정성을 갖추고 있는데다 창립 멤버라는 점에서 정부 관료의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공사 설립주체인 재경부 금융정책국 관계자는 7일 “공무원 사회에서 비전을 찾지 못한 40~50대 직원들이 주택금융공사로 이적을 희망하며 절차를 물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공무원 사회의 `명퇴 바람`인 셈이다. 앞으로 주택금융공사 정도의 규모를 갖춘 새 조직이 나타나기는 당분간 어려운 여건이라는 점도 선택을 앞당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공직 퇴직의사를 밝혔다는 한 재경부 직원은 “전례(前例) 로 예금보험공사 출범 당시에도 지원자가 많아 선별작업이 필요했는데 부실채권회수나 공적자금 회수 등 예보와 같은 잡다한 업무가 없는 주택금융공사는 더 매력적”이라고 자원배경을 설명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서민과 중산층 주택구입자들이 초기 주택구입시 집값의 30%만 갖고 내집을 마련할 수는 장치로 고안됐다. 예컨대 공사가 출범하면 1억5,000만원인 25평형 아파트를 구입하려 할 경우 5,000만원만 있으면 1억원은 20년 만기의 장기로 주택금융공사에서 대출받을 수 있다. 대출금에는 세제혜택도 부여된다. 공사는 또 학자금 대출도 취급, 형편이 어려운 고학생들의 학업기회도 넓히는 역할을 하게 된다. 재경부 일각에서는 하지만 “공기업에 재경부 출신들이 지나치게 많으면 업무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정승량기자 s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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