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내는 광명 철산주공 재건축

8·9단지 조합설립인가… 건설사 "사업성 좋다" 수주 열올려
조합원 지분 가격도 오름세… 10·11단지 주민 갈등이 변수


경기 서남부권 최대 저층 재건축 추진 지역인 광명시 철산동 일대 주공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4단지를 필두로 해서 6개 단지가 사업에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미 철산·하안동 일대에는 재건축을 완료하고 지난 2009~2010년에 7,399가구의 대단지가 입주를 완료한 상태여서 이들 6개 단지까지 사업이 마무리되면 이 일대가 1만4,000가구에 육박하는 매머드급 고층 아파트 타운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5층 높이의 노후아파트 2,064가구로 구성된 광명 철산주공 8·9단지는 최근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1985년 준공돼 지은 지 30년 가까이 된 이 단지는 철산주공 4·7·10·11단지와 함께 2010년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사업 속도 붙으며 건설사들 관심도 높아져=철산주공 8·9단지는 광명시 일대에서 사업을 추진 중인 재건축 단지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이다. 이면도로를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는 두 단지는 통합 재건축을 추진 중이며 재건축을 통해 3,295가구의 새 아파트로 변모한다. 안양천을 사이에 두고 가산디지털단지와 마주보고 있으며 지하철7호선 철산역이 지척이어서 강남권까지 30여분이면 출퇴근이 가능하다. 대규모 단지인 만큼 7월 예정된 시공사 선정총회를 앞두고 건설사들도 수주활동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입지여건이 뛰어난데다 규모도 크다 보니 업체들이 강남권 재건축 못지않게 눈여겨보는 곳"이라며 "대부분의 메이저 건설사들이 최근 들어 이곳에서 수주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조합원 지분 가격도 확연한 오름세다. 이 지역 S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조합설립동의서 징구가 완료된 후 3,000만원,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면서 2,000만원이 오른 상황"이라며 "급매물도 자취를 감췄다"고 전했다.

◇10·11단지 주민 갈등이 변수=역시 통합 재건축을 추진 중인 철산주공 10·11단지는 이미 지난해 10월 조합설립까지 마친 상태다.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로 8·9단지와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다. 다만 최근 일부 주민이 조합장 및 임원에 대해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하면서 자칫 소송전에 휘말릴 위기에 처했다. 이에 대해 조합 측은 "총회가 조합원들 손에 이루어진 만큼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철산주공 7단지는 상가와의 협의 문제로 이미 지난해 조합설립 동의요건을 갖추고도 조합인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7단지 조합추진위 관계자는 "상가 협의 문제는 시의 중재를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정비업계는 일부 주민 갈등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주민들의 사업 추진 의지가 강한 지역인 만큼 빠른 사업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사업을 마친 철산동 래미안자이, 푸르지오하늘채 등 새 아파트 전용 84㎡ 시세가 5억원을 웃도는 등 사업성이 검증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전문가는 "건설사들이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사업성이 좋다는 것"이라며 "다만 지분 가격이 많이 오른 만큼 섣부른 추격 매수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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