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시아선…/전문경영인 전성시대

◎가족형 기업들 최고대우로 모셔오기 경쟁/2분기 고위직 수요 전년 동기비 32% 증가아시아지역 기업들이 우수한 전문경영인을 기용, 경쟁력을 높이려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창업주나 그의 가족들이 운영하는 가족형 기업들은 유능한 전문경영인을 구하기 위해 최고 대우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최근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임원채용·알선업체인 콘·페리 인터내셔널사가 연간 10만달러이상을 받는 중역들의 고용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2·4분기중 아시아지역내 임원수요는 전년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32%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중 세계 전체적으로는 기업의 전문경영인 수요가 23%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아시아에서 전문경영인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콘·페리사의 동아시아지역 최고책임자인 영 관 싱은 『이 지역에서 임원급에 대한 수요 대부분이 가족기업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창업주와 그 2세가 운영하는 이런 기업들이 대개 다른 나라에서 자회사나 합작사를 운영하기 위해 기술이나 어학능력을 갖춘 관리자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덕분에 고급인력을 찾아내 소개해주는 것을 주사업으로 하는 이 회사도 수익원이 바뀌었다. 그는 『10년전만해도 사업 대부분이 외국의 다국적기업과 관련된 것이었던데 반해 지금은 회사수입의 3분의 1이상을 아시아 기업들로부터 얻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경영인이 이런 가족형 기업에서 근무하는게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같이 보낼 수 있는 휴일이나 여가시간이 매우 적은 것이 이유중의 하나다. 그들은 또 명확한 정책이나 절차도 없이 일하는데 익숙해져야 한다. 대부분의 결정은 잘 정비된 시스템에 의해서가 아니라 소수의 핵심 가족구성원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뿐만아니라 창업주 가족을 위해 마련된 회사 최고직책은 아무리 뛰어난 전문관리인조차 넘겨다볼 수 없다. 그러나 이에 대한 보상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 높은 급여수준이 그것이다. 이들 가족형 기업에 채용된 중역의 급여수준은 서구 다국적 기업의 같은 자리와 비교할 때 두배수준이다. 한편 아시아지역에서 이같은 가족형기업들이 전문경영인을 구하는 경향은 당분간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콘·페리사는 전망했다.<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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