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이같은 새해 각오는 국민적 기대에도 부응하는 것이다. 모든 국민들이 올해 우리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온 국민이 고통을 참고 견딘 덕분이지만 지난해의 위기극복에는 정부의 역할이 컸음을 부인할 수 없다. 과잉투자와 엄청난 부채로 무기력화된 기업들은 주로 개혁의 대상이 된 시기였다. 구조조정을 업계 자율에 맡긴다고 했지만 실제로 정부의 개입이라는 타율에 의해 큰 틀이 마련됐다. 시장경제원리가 작동되지않는 상황에서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그러나 이제는 기업인들이 나서야 할 때다. 우선 구조조정의 밑그림을 제대로 이행하는 것은 기업의 몫이다. 정부가 계속 나서 간섭하면 시장경제의 싹은 자라날 수 없다. 구조조정은 「창조적 파괴」라고 한다. 환란을 일으킨 관치경제의 낡은 틀을 깨기 위한 파괴가 금융 및 기업 구조조정 이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재창조다. 구조조정의 터전위에서 새로운 도약이 일어나야 하는 것이다.
그 주역은 기업과 기업인이될 수 밖에 없다. 축구경기에서 감독이나 심판이 골을 넣을 수는 없다. 선수들이 넣어야된다. 경제전쟁에서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경제회생의 주역이 돼야 한다. 이제 정부의 몫은 심판 기능으로 물러나야 한다. 정부가 감독과 주장선수까지 하는 시대는 지났다. 6,000달러대로 전락한 국민소득을 다시 1만달러로 얼마나 빨리 끌어올리느냐는 것도 기업들의 자질과 능력에 달려있다. 기업의 기술혁신(INNOVATION)과 기업가정신이 올해 우리 경제의 회복속도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기업인들의 기를 살려줘야 한다. 기업인의 사기를 앙양하는 획기적인 조치가 나와야 한다. 잘못할 때는 질책과 제재가 필요하지만 기업인들의 의욕을 꺾는 여론몰이식이나 중구난방식 기업정책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특히 국민들의 기업인에 대한 의식도 바뀌어야 한다. 해외에 나가선 우리 기업들의 간판을 보고 자부심을 느끼다가도 귀국해선 비판 일색으로 변하는 자세가 과연 옳은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 경직된 남북관계에 획기적인 돌파구를 연 금강산관광을 실현시킨 것도 기업인이 아니었던가.
기업인들의 책임도 크다. 공정하게 경쟁하고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문화를 스스로 조성해야 할 것이다.
올해는 지난해 못지않은 시련이 예상되고 있다. 자동차, 반도체 빅딜로 재계내 갈등은 몰론 구조조정의 실행을 놓고 정부와 기업이 충돌할 가능성이 없지않다. 이럴때 일수록 경제회생의 주역인 기업을 칭찬하고 격려하는 사회분위기가 중요하다. 정부의 경제정책도 기업의 애로사항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기업하려는 마음이 절로 생기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경제회생과 경쟁력 제고의 주역은 역시 기업과 기업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