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병마용갱서 "인류발전문화 위대함 느껴"

"몇 천년전부터 이렇게 정교한 병마용 놀라울뿐" 中문화 존중 표현
외국 정상들 많이 찾아…우리 대통령은 처음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방중 마지막 날인 30일 3천년 역사를 자랑하는 문화 고도 시안(西安)의 대표적 유적지인 진시황릉 병마용갱을 찾았다.

중국 역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문화 유적지로는 만리장성과 병마용갱이 꼽히는데 우리나라 대통령이 병마용갱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이 역대 다른 대통령과 달리 상하이(上海)가 아닌 시안을 방문한 것 자체가 중국과 정치나 안보, 경제 등 다른 분야 못지않게 문화를 통한 상호 이해와 소통도 중시했기 때문인데 이날 병마용갱 방문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중국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중의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양국간 문화교류 및 신뢰관계 강화의 밑바탕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병마용갱 방문의 한 배경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방문을 마친 뒤 중국 산시(陝西)TV와 인터뷰에서 "오래전부터 오고 싶었는데 오늘 많은 기대를 갖고 왔다"며 "몇 천년 전부터 이렇게 정교한 병마용이 있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고, 인류를 발전시킨 문화가 위대하다는 생각을 다시금 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방명록에 "병마용에서 장구한 중국 문화의 진수를 느끼고 갑니다"라고 적었다.

보라색 나비모양 브로치를 단 하늘색 재킷에 갈색 바지정장 차림의 박 대통령은 병마용 관람 도중 현지 관광객 1천여명으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았고, 손을 들어 화답하며 "고마울 따름이지요"라고 말했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중국인들 사이에 박 대통령의 인기가 뜨거운 것에 대해 "이게 바로 대중 외교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리처드 닉슨과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자크 시라크와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등 유력 외국 정상들도 중국 방문시 병마용갱을 찾았다.

특히 1998년 클린턴 전 대통령은 가족들과 함께 병마용갱을 방문함으로써 텐안먼(天安門) 사태 이후 냉각돼 온 양국 관계를 종전 수준으로 복원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병마용갱의 유래는 사마천의 사기에 자세히 기술돼 있다. 진시황은 즉위하자마자 전국에서 70만명을 차출해 무덤을 조성했는데 병마용갱은 이 무덤에 딸린 배장갱(陪葬坑)과 배장묘(陪葬墓) 200여개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병마용갱은 극심한 가뭄이 찾아온 1974년 봄 농민들이 우물을 파다가 우연히 발견했으며 198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병사와 전차, 말, 곡예사, 악사 등 다양한 사람과 동물, 사물 8천여개의 채색 테라코타로 진법에 따라 배치돼 있으며 실물보다 조금 크게 제작된 병사는 기병인지와 보병인지에 따라, 또 계급에 따라 복장이 각기 다르며 표정도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돼 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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