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통과되면 13일 이 후보자의 제청을 받아 소폭의 개각을 단행하고 청와대 정무특보단 명단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후보자 인준이 차질을 빚으면서 개각 시점도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는 대로 해양수산부 장관 등 소폭의 개각을 단행하고 노동시장 개혁, 공무원연금 개혁, 경제활성화 등에 속도를 낼 방침이었지만 총리 인준이 차질을 빚으면서 국정운영에도 큰 부담을 떠안게 됐다.
11일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증세와 복지 논란에 더해 총리 인준을 놓고 여야 갈등이 증폭되면서 경제혁신3개년계획과 노동·금융·공공부문·교육 등 4대 분야 구조개혁마저 당초 일정과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대통령 직속 위원회는 향후 회의 일정과 어젠다 설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과정과 새정치민주연합의 반응을 유심히 체크하면서 청문회 통과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후임 총리의 제청을 받아 장관을 임명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에서 개각을 단행하기는 사실상 힘들 것"이라며 "경우에 따라서는 새누리당 일부의 반대표로 이 후보자가 낙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여권 일각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자가 국회 인준을 통과하더라도 언론 외압, 병역 회피 논란, 부동산투기 의혹 등으로 만신창이가 된 상태에서 이 후보자가 과연 총리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총리 인준을 놓고 여야 갈등이 심화될 경우 노동시장 및 공무원연금 개혁 등 국민적 동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핵심 과제를 추진하는 데도 대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