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내년에 시중자금의 단기화 심화 및 대출금리 상승 등에 따른 금융회사와 가계기업의 건전성 악화 가능성을 경고했다.
금융감독원은 27일 내놓은 '2010 금융리스크 분석' 보고서에서 내년 한국 금융시장의 위험 요인으로 14가지를 제시했다. 보고서는 국내적으로 미국계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시중자금의 단기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시중자금이 증시와 부동산시장으로 쏠리면 자산가격이 상승하고 출구전략 시행 때 단기 유동성 축소 등으로 금융회사의 건전성이 나빠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출금리 상승은 가계와 기업의 이자부담 증가로 이어져 서민층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잠재 부실이 현실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무역수지와 기업 채산성이 나빠질 수 있는 것으로 우려됐다.
신흥시장으로 유입된 달러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미국의 출구전략 시행 등으로 급격히 회수되면 국내에서도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르게 유출돼 주가급락과 펀드환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달러캐리 트레이드는 저금리 통화인 달러화를 빌려 고수익이 예상되는 다른 국가에 투자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와 함께 금융회사의 자산확대 경쟁, 정부의 재정 건전성 악화, 북한체제의 불확실성 등이 대내적인 위험 요인으로 제시됐다.
대외적인 위험 요인으로는 세계 경제의 회복 지연 또는 재침체 가능성이 가장 먼저 꼽혔다. 이어 신흥국 자산가격 거품의 붕괴, 경기 부진에 따른 글로벌 금융회사의 실적 악화, 달러화 약세 지속, 글로벌 경제 불균형의 무질서한 해소, 금융규제 개혁의 지연, 신종 인플루엔자 대유행이 제시됐다.
금감원은 "금융회사가 내년 경영 계획을 수립할 때 금융시장 위험 요인을 참고하도록 최근 설명회를 개최했다"며 "금융 시스템의 안정을 위해 금융회사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