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컨, 스마트폰 속으로

카톡하면서 IPTV 화면 조작… 에어컨·차·세탁기까지 조종
앱·기능 내장 제품 쏟아져 조명·난방 등으로 확장 추세


KT의 '올레TV' 가입자인 고윤영(32) 씨는 TV를 보면서 틈틈이 카카오톡, 트위터로 수다를 떨곤 한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엔 리모컨을 쥐고 TV를 봤지만, 이젠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리모컨이 점점 성가시게 느껴졌던 고 씨는'올레TV가이드'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았다. TV와 스마트폰에서 간단한 번호 등록ㆍ인증만 거치면 스마트폰으로 TV의 볼륨ㆍ채널을 조정할 수 있다. 물론 주문형비디오(VOD) 검색, 실시간 방송 프로그램 확인도 가능하다.

스마트폰으로 조작 가능한 전자 기기가 늘면서 리모컨이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SK브로드밴드의 'B TV 스마트 컨트롤' 앱도 리모콘 없이 인터넷TV(IPTV)를 볼 수 있도록 돕는다. 이밖에 LG유플러스의 'U+ TV G 리모컨' 앱은 스마트폰을 터치패드처럼 활용해 TV를 조작할 수 있는 기능을 더했다.

스마트폰에 아예 리모컨 기능이 내장되는 추세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4는 TV와 셋톱박스, DVD 등을 조작할 수 있는 '삼성 워치온' 앱을 탑재했다. 삼성전자ㆍLG전자ㆍ소니ㆍ샤프 등 TV 제조사, 올레TVㆍB TVㆍ티브로드 등 유료방송 서비스사에 상관 없이 미리 설정만 해 두면 모두 조작이 가능하다.

옵티머스G프로 등 LG전자 스마트폰에도 리모컨처럼 쓸수 있는 'Q리모트'기능이 들어있다.

스마폰으로 조작하는 가전은 TV뿐만이 아니다. LG전자의 '휘센' 에어컨은 'LG 휘센앱 3.0'으로 원격 제어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집에 도착하기 10분 전에 이 앱으로 에어컨을 켜 두면 이미 시원해진 집으로 귀가할 수 있다. 이밖에 스마트폰으로 여닫는 스마트 도어락, 집 밖에서도 원하는 시간에 빨래를 돌려주는 세탁기 등도 이미 출시돼 있다. 가전뿐만 아니라 자동차도 스마트폰으로 미리 시동을 걸고 에어컨을 틀어놓을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에어컨뿐만 아니라 세탁기, 냉장고 등도 모두 각각의 앱으로 조작이 가능하다"며 "앞으로는 단 하나의 앱으로 여러 가전을 모두 컨트롤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기기는 근거리무선통신(NFC)이나 무선랜(와이파이), 블루투스를 지원하기 때문에, 스마트폰 등과의 통신이 가능하다. 이처럼 통신망에 연결된 기기는 가전뿐만 아니라 자동차, 집 안의 조명과 난방시스템 등으로 점차 확장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는 오는 2020년까지 300억개 이상의 가전·기계 등 사물이 통신망으로 연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류한석 기술문화연구소장은 "사람이 뭔가를 눌러서 하던 작업을 앞으로는 스마트폰이 다 대체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스마트폰을 분실했을 경우의 문제, 보안 등의 문제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류 소장은 "간편한 기능들이긴 하지만 복잡한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면 불편할 수밖에 없는 맹점이 있다"며 "또 간편하게 사용할수록 보안성은 떨어지는 반비례 관계도 숙제"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