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추적60분' 눈높이 달라진다

프로그램 세트와 로고도 바꾸고, 진행자를 전인석 아나운서에서 책임 프로듀서인 전용길 차장으로 교체하고, 취재와 리포트 스타일에 세련미를 가미하는 등 프로 전체를 일신하려는 시도도 있다. 「추적 60분」의 이같은 변신은 20~30대 여성을 주 시청층으로 하는 타사 드라마와 편성시간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제작진은 『그동안 시사고발프로는 선과 악, 민주대 반민주 등 대립구도로 지나치게 경도돼 왔으나 지금의 시대상황은 이런 획일적 이분법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면서, 『생활현장에서 민주주의의 실천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변신의 노력은 소재에서 먼저 감지된다. 21일 밤 9시50분 방송될 「절망하는 아이들, 분노하는 교사들」편. 학교수업이 관심 밖인 학생들과 이들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한 교사들의 모습을 통해 「무너지는 학교」를 보여준다. 뒤이어 「패션 경쟁력 1번지, 동대문 시장」 「52.5%의 근로자들, 임시·파견·계약직」편을 방송하며 테크노댄스, 직장인의 스트레스, 북한 농구같은 부드러운 소재들도 다룰 계획이다. 「추적 60분」의 시청률은 10-15%대. 83년 국내에 시사고발프로라는 새 장르를 선보이며 시청률 60%를 넘어서는 폭발적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것에 비하면 최근은 분명 침체기이다. 이런 탈바꿈의 노력이 공영방송의 대표적 시사고발프로로 자리잡는 열매를 맺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절망하는 아이들…」에서는 현재 각급 학교 대다수의 교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교실 붕괴의 원인과 현상을 진단한다. 수업시간에 수업을 듣는 아이는 불과 대여섯명, 3분의 2 이상이 책상에 엎드려 잠을 자거나 잡담에 열중한다. 교사는 갖가지 방법으로 수업을 진행하려 하지만, 이미 아이들이 자신의 통제력 밖으로 벗어나 있다는 점을 이미 알고 있다. 가능하다면 학교를 안다니겠다는 아이가 10명 중 4명에 이른다. 학교 주변 게임방엔 밤새 게임을 즐기는 고등학생들이 넘쳐나고, 학교를 거부하는 학생들끼리 만든 모임까지 등장했다. 아이들은 왜 학교에 대해 절망하고 교사들은 분노하는지를 서울시내 중고등학교 수업시간 표본을 취재 분석하고, 아이들의 하루 생활을 밀착 취재한다. 박연우기자Y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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