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년3개월만에 순채권국 복귀

9월말 순대외채권 잔액 29억弗… 단기외채 줄고 장기는 늘어
한은 '국제투자대조표' 분석


우리나라가 금융위기 발생 이후 1년여 만에 순채권국으로 복귀했다.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외환보유액 증가 덕분이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한국의 순대외채권(대외채권-대외채무) 잔액은 29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순대외채권이 분기 말 기준으로 플러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6월 말 이후 1년3개월 만에 처음이다. 한국은 2000년 2ㆍ4분기부터 2008년 2ㆍ4분기까지 8년여간 순채권국 지위를 유지하다가 2008년 9월 금융위기 이후부터 순채무국이 됐다. 순대외채무 규모는 2008년 3ㆍ4분기 235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가 2008년 4ㆍ4분기에는 300억7,000만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올 들어 꾸준히 줄어들며 6월 말에는 64억3,000만달러까지 축소됐다. 순대외채권이 플러스로 전환된 이유는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외화보유액 증가가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된다. 대외채권은 2009년 2ㆍ4분기 말 3,721억6,000만달러에서 3ㆍ4분기 말 4,004억9,000만달러로 283만3,000달러 늘어났다. 세부적으로 보면 통화당국의 준비자산, 즉 한은의 외환보유액이 225억1,000억달러 증가해 대외채권 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대외채무도 외국인의 채권투자가 늘면서 전 분기보다 증가했다. 또 단기외채는 줄어든 반면 장기외채 비중은 늘어났다. 전체 대외채무는 이번 3ㆍ4분기 말 기준으로 3,975억8,000만달러를 기록해 지난 2ㆍ4분기 말 3,785억8,000만달러보다 189억2,000만달러 늘었다. 그러나 단기 외채는 11억4,000만달러가 줄어들어 총대외채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월 말 38.9%에서 9월 말 36.8%로 줄었다. 단기외채가 줄어든 요인은 미 연준의 통화 스와프 자금 상환이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은 지난해 12월부터 1월까지 163억5,000만달러의 미 연준 통화자금을 공급한 후 3월부터 일부를 회수했으며 연말에는 전액 상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외국인의 국고채와 통안증권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장기외채 비중은 기존 61.1%에서 63.2%로 증가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통화 스와프 자금상환으로 단기 채무는 감소했으나 은행의 대외차입은 늘어났다"며 "외화차입 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는 늘어나면서 순국제투자(대외투자-대내투자)의 마이너스 규모가 확대됐다. 9월 말 현재 대외투자 잔액은 5,776억9,000만달러로 6월 말보다 465억4,000만달러 증가했으며 외국인의 대내투자 잔액은 7,354억1,000만달러로 978억달러 늘었다. 순국제투자 잔액은 -1,577억2,000만달러로 6월 말에 비해 마이너스 규모가 512억7,000만달러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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