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11까지는 검토실의 김영삼이 예측한 그대로였다. 김영삼은 참고도1의 백1 이하 흑6을 생중계 사이트에 올렸다. "이것으로 흑이 조금이라도 남는 게 확실해 보여."(김영삼) "그 그림의 백5를 절대수라고 할 수 있을까?"(김성룡) "반상최대일 거야. 뒷맛도 좋고…."(김영삼) 바로 이때 구리의 백12가 모니터 화면에 보였다. "거봐요. 구리가 상변을 놓칠 사람이 아니지."(김성룡) "결과는 비슷할걸. 흑승은 변함이 없어. 두고 보라구."(김영삼) 구리가 백16을 두자 김영삼은 생중계 사이트에 참고도2의 흑1 이하 백8을 올렸다. 백은 8을 확실한 수로 만들기 위해 중앙에 쌍립의 튼튼한 모양을 만든 것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었다. 그런데 다음 순간 검토진의 눈을 의심케 하는 놀라운 수순이 놓였다. 이세돌이 중앙을 외면하고 흑17로 확 젖혀버린 것이었다. "어! 그래도 되는 건가?"(김영삼) "흐흐흐. 뚫을 테면 뚫어 보라는 얘기지."(김성룡) 여기서부터 바둑은 미친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쌍방이 상대의 상투를 움켜잡고 폭포에서 뛰어내린 것이었다. 살아남은 자는 누구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