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진출 섬유업체 가보니…

세아상역·한세실업 등 "불황 몰라요" 투자확대
"최저임금 오르고 인력수급 어려워져 걱정"

호찌민 인근에 위치한 한세실업 공장에서 베트남인 직원들이 빠른 손놀림으로 완제품을 포장하고 있다.

SetSectionName(); 베트남 진출 섬유업체 가보니… 수주 늘어 풀가동… "올 최대매출 예상"세아상역·한세실업 등 "불황 몰라요" 투자확대"최저임금 오르고 인력수급 어려워져 걱정" 호찌민(베트남)=김흥록 기자 rok@sed.co.kr 호찌민 인근에 위치한 한세실업 공장에서 베트남인 직원들이 빠른 손놀림으로 완제품을 포장하고 있다.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호찌민에서 북동쪽 방향으로 버스를 타고 1시간 남짓 떨어진 송탄(Song Than)공업지구에 위치한 세아상역의 베트남공장. 9만8,000㎡에 이르는 넓은 부지에는 총 3개의 공장에서 72개 라인이 운영되고 있다. 1공장을 들어서자 애버크롬비, 홀리스터 등 브랜드 별로 나눠진 생산라인을 따라 1,450명의 직원들이 직무에 맞춰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폭염이 절정에 달한 8월이지만 시즌을 앞서는 섬유업체 특성상 만드는 옷들은 크리스마스 시즌용 제품들이다. 문준용 법인장은 "지금 생산해야 10월까지 배송 하고 12월에 미국에서 판매가 이뤄질 수 있다"며 "물량이 많아 미처 하역하지 못하고 있는 컨테이너만 20대에 이를 정도"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래 베트남도 글로벌 금융위기의 한파를 혹독히 겪었다고 하지만 생산현장에 가득 쌓인 원단과 완제품박스, 직원들의 바쁜 손놀림에서 불황의 그늘은 느껴지지 않는다. 실제 세아상역 베트남법인의 경우 현재 월 생산량은 작년보다 오히려 15% 늘어난 월 150만장 규모에 달한다. 문 법인장은 "지난해 1억6,700만 달러를 베트남법인에서 수출했지만 올해는 2억 3,000만 달러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아상역 뿐 아니다. 한세실업 등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갖추고 있는 국내 대형 섬유업체들은 미국 등 주요 바이어로부터 수주량이 늘어나면서 어느 때보다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베트남 생산기지 특유의 경쟁력과 개별업체의 경쟁력 강화 노력으로 이들은 올해 사상최대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001년부터 호찌민 인근에 29만㎡ 규모의 공장을 운영하는 한세실업도 베트남법인 생산비중을 지난해 49%에서 올해 51%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법인매출도 지난해 3억 달러에서 올해 3억4,000만 달러로 늘어나게 된다. 베트남 생산물량이 늘자 한세실업은 지난 2007년 타이 닌(Tay Ninh) 지역에 설립한 한세TN에 대한 투자도 늘릴 계획을 세웠다. 김철호 법인장은 "현재 3,000명 수준인 직원을 내년까지 5,000명으로 늘릴 계획"이라며 "내년 제2법인 매출도 올해의 3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약 1만3,000명의 직원을 고용해 전체 제품 중 70% 이상을 베트남에서 생산하는 누리안 역시 설립 4년째인 올해 8,000만달러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이같이 국내 섬유업체들이 베트남에서 호황을 누리는 데는 역설적으로 불황의 덕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의류 바이어들이 글로벌 위기 이후 리스크관리에 나서면서 이미 검증이 끝난 우수봉제업체를 선호하게 됐다는 것이다. 세아상역의 경우 전체 인력의 13%인 630여명이 품질관련 직무를 담당할 만큼 품질관리에서 인정을 받고 있으며 한세실업은 지난 7년간 파업이 전무했을 정도로 직원관리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베트남인 특유의 손기술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도 성장의 밑바탕이 됐다. 김 법인장은 "중남미에 비해 인건비가 낮은 반면 손기술이 섬세해 고급브랜드 제품을 생산하기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업체들의 고민거리는 최근 지속되는 베트남의 최저임금 상승 추세다. 특히 베트남 전역에 공장이 늘어나면서 호찌민 주변 인력들이 분산되자 인력 수급도 점차 까다로워지고 있다. 김기정 누리안 상무는 "베트남 정부가 현재 평균 75달러인 최저임금을 오는 9월 15% 올릴 전망"이라며 "이미 실제 지급 임금이 120달러를 넘어선 데다 직원 복지 비용까지 감안하면 가격경쟁력이 점차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다만 생산기지로서의 베트남의 매력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김정회 섬유산업연합회 상무는 "중국 등 기존 생산기지에서 동남아시아로 이전하는 추세는 지속되고 있다"며 "이미 구축된 인프라와 인력수준 등을 고려할 때 베트남은 앞으로 5년 이상 국내 섬유업체 경쟁력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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