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한국이 투입하는 비용의 절반만으로 자동차 생산이 가능합니다. 한국의 인건비 상승은 앞으로 자동차 분야를 비롯한 산업계 전반에 큰 위협이 될 것입니다."
최근 아베오 시승행사에서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이 작심한 듯 내뱉은 이 같은 경고가 자동차 업체 곳곳에서 현실화하고 있다.
한국GM은 사무직 팀장과 임원급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갈수록 가동률이 떨어지는 군산공장의 2교대 체제를 1교대로 축소할 방침이다. 주야 각 8시간 체제를 사실상 낮 근무만 하는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다.
제너럴모터스(GM) 본사가 오는 2015년까지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단계적으로 철수하기로 하면서 유럽 쉐보레 판매의 90%를 맡고 있던 한국GM의 생산물량이 감소하고 있는 탓이다. 이 같은 사정에도 불구하고 노조의 요구에 밀려 통상임금까지 확대 적용되면서 인건비 부담까지 늘어났다. 그 결과는 희망퇴직과 교대제 축소를 통한 인력감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쌍용차 역시 통상임금 문제로 4년 만의 흑자 전환을 내년으로 미뤄야 했다. 지난 2011년 1,533억원, 2012년 981억원, 지난해 89억원으로 꾸준히 영업손실을 줄여오던 쌍용차는 당초 올해 흑자전환이 유력했으나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서 연간 850억원의 추가부담을 안게 됐다. 이로 인해 올해도 500억원 안팎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통상임금 범위를 결정하지 못한 기아자동차는 노조의 장기 파업으로 이삼웅 전 사장을 잃었다. 노조파업으로 1조원이 넘는 매출손실을 본 기아차의 이 사장은 "파업으로 인한 실적감소를 책임지겠다"며 자리에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