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3곳중 1곳 "활력 잃고 있다"

상의 설문 "인력고령화로 인건비부담도 늘어"

신입사원을 뽑고 싶어도 대기업은 기존 인력이 꽉 차서, 중소기업은 취업 희망자가 없어서 뽑지 못한다. 우리나라 산업이 처한 인력구조의 패러독스다. 이러다 보니 한국 산업이 갈수록 늙어가고 있다. 1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에서 활동하는 제조업체 220곳을 대상으로 ‘산업인력 고령화’에 대해 전화 설문을 벌인 결과 “고령화로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업체가 전체의 21.8%(48개사)였다.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있다”고 답한 나머지 기업들 중에서도 “업무 특성상 고령 인력이 적합하기 때문”이라거나 “고령 인력 운영관리의 노하우를 쌓아 적응했기 때문”이라고 답한 곳은 전체 조사 대상의 14.1%(31개사)에 불과했다. 인력 고령화 상황에 적응을 했건 하지 못했건 35.9%에 달하는 제조업들이 “늙어가고 있다”고 답한 셈이다. 이렇게 된 사정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에서 각각 다르게 나타났다. 대기업은 “인력 조정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응답했으며 중소기업은 “쉽고 편한 일을 좋아하는 세태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한마디로 대기업은 기존 인력들이 꽉 차서 ‘??은 피를 수혈하기 힘들 정도로 막혀 있다’는 말이고 중소기업은 ‘??은 피가 오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대한상의는 이와 관련해 “제조업이 고령화하면서 기업들이 느끼는 애로사항은 인건비 부담이 커진다는 점과 조직의 활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라며 “특히 불량률이 높아지면서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제약”이라고 지적했다. 중국ㆍ인도 등 신흥산업국과 경쟁하는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인력 고령화가 원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대한상의는 이에 따라 ▦직무성과 위주의 임금체계로 전환 ▦노동시장 유연성 강화를 위한 법 제도 개선 등 임금과 고용의 유연성을 높이는 정책적 지원을 통해 제조업 고령화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