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연구개발(R&D)센터 설립계획이 없다.” 애드리안 코치 HP 아시아태평양 수석부사장은 21일 베트남 호찌민 까라벨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R&D센터 계획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 같은 뜻을 분명히 밝혔다. 코치 수석부사장은 “한국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 예전과 같이 두자릿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R&D센터는 5년을 내다보고 기술을 연구하는 곳이므로 굳이 한국에 R&D센터를 구축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상품에 모니터ㆍ메모리ㆍ디스크 등 한국의 기술이 들어가 있는 등 충분한 역량을 지니고 있는 만큼 한국에서는 성장보다 시장점유율(MS)을 꾸준히 늘릴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본다”고 설명했다. HP의 R&D센터는 현재 대만ㆍ중국ㆍ인도 등 3곳에 위치하고 있다. 코치 수석부사장은 대신 베트남ㆍ파키스탄ㆍ태국ㆍ말레이시아 등 신흥시장과 중국을 ‘눈여겨보고 있는’ 시장으로 꼽았다. 그는 “한국ㆍ일본ㆍ싱가포르 등의 국가는 성숙도가 높은 반면 인도네시아ㆍ중국ㆍ파키스탄 등은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며 “이러한 차이 때문에 국가별로 각기 다른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기술ㆍ보안 등에 대한 선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와 관련된 서비스 비용 장벽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그는 한국과 대만이 IT R&D의 허브이며 다양한 노하우와 신기술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트렌드를 제품에 녹일 수 있도록 1~2명 정도의 한국계 직원을 본사 R&D센터에 배치하고 있다”며 “디자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