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소비세 인상 단행 및 실행 시기를 다음달 4일 결정할 예정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1,000조엔(1경1,500조원)을 넘어선 국가부채 해소를 위해 현재 5%인 소비세율을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2014년 4월 8%, 2015년 10%)을 내놓았지만 경기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반대에 부딪쳤다.
이 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다음달 7일부터 이틀간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에 소비세와 관련된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하고 이를 위해 주요 고용 및 임금ㆍ산업지표 등 전반적 경제동향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우선 오는 9일 발표될 올 2ㆍ4분기(4~9월) 국내총생산(GDP) 수정치는 일본의 자본투자 및 기업활동 개선 여부를 보다 분명히 보여줄 지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달 12일 발표됐던 GDP 성장률 속보치는 연환산 2.6%로 시장 예상치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또 이달 말 발표되는 8월분 소매판매 및 광공업생산 지표, 다음달 1일 공개되는 단칸(短觀·단기경제관측조사) 지수 및 고용ㆍ임금지표 등이 소비세 인상에 관한 아베 총리의 최종 결정에 주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가 60명의 경제전문가와 함께 지난달 26일부터 엿새간 실시했던 집중점검회의 결과 역시 세금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니혼게이자이는 "점검회의 결과는 2일 아침 아베 총리에게 보고될 예정인데 아베는 회의에서 나왔던 의견들을 최대한 존중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서 전체 60명의 전문가 중 43명(71.6%)은 당초 예정대로 '내년 봄에 8%로 인상해야 한다'에 찬성한 반면 '반대 및 신중' 의견을 표명한 이는 14명(23.3%)에 그쳤다. 나머지 3명은 '총리에게 위임' 등으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아마리 아키라 경제재생담당상은 "소비세를 인상하려면 상당 규모의 추가 부양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 다수의 견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