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촌·산본신도시 할인점 춘추전국/구도심 안양역사개발로 상권균열 가속화/뉴코아·세반 등 전년비 20∼40% 매출신장수도권상권가운데 가장 자연스럽게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곳이 안양이다. 안양역사를 중심으로 한 본백화점등 토착 유통업체들은 토착 유통업체들대로, 평촌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뉴코아백화점 등 신흥 유통업체들은 신흥 유통업체들대로 의왕·군포·산본지역으로 이어지는 주변 상권 구매력을 만족스럽게 흡수하며 최근 불경기에 걸맞지 않은 호황세를 이어가고 있다. 안양상권의 터줏대감이라고 할 수 있는 본백화점의 경우 만안구 안양1동 구도심에 소재하면서도 평촌신상권에 고객을 빼앗기지 않고 전국 수위권의 짭짤한 장사를 해내고 있다. 매장면적이 1천5백61평의 소형 백화점인데도 불구하고 올들어 일평균 평당매출액은 4천2백33만원으로 10여개 경인지역백화점 가운데 최고의 매장평효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평효율은 전국에서 이름을 날리는 대형 백화점들과 비교하더라도 5위권 안에 드는 높은 생산성이다.
물론 장사를 잘 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웬만한 충격에 흔들리지 않는 안양상권의 풍부한 구매력을 짐작케 한다.
평촌상권 등장에도 본백화점이 효율적인 영업을 지속하자 인근에 있는 벽산백화점도 그동안의 임대방식 영업을 포기하고 매장직영화를 서두르는 중.
지난해부터 백화점 내에 입주해 있는 임대상인들에게 매장 직영화 방침을 고지하고 백화점을 나가줄 것을 설득하고 있으나 상인들의 반발이 너무 거세 직영화가 언제 이루어질 지는 아직 미지수다.
안양상권의 잠재력을 말해주고 있는 것은 구도심뿐만이 아니다.
평촌신도시에 입주한 뉴코아·세반백화점 등도 전년대비 20∼40%대의 높은 매출신장률을 기록하며 효자점포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난 93년 평촌신도시에 문을 연 세반백화점의 경우 세반유통 전신인 구한양유통의 판매노하우를 되살려 인근 주민들의 호평을 받는 영업을 하고 있다.
그 결과 95년 중에는 2천3백96평의 매장에서 6백억원이 넘는 높은 매출을 기록했으며 『자칫 적자가 날뻔했던 세반유통을 흑자전환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관계자의 설명이다.
94년말 문을 연 뉴코아백화점은 범계지하철역 인근 요지를 차지하고 뉴코아백화점 12개점포 중 가장 높은 고속 매출신장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올 한햇동안 7천5백평의 매장에서 2천7백7억원의 매출을 올릴 전망인데 이는 지난해 매출 1천8백50억원에 비해 무려 46.3%가 늘어난 것이다.
뉴코아 관계자는 『킴스클럽 평촌점 역시 전국 12개 킴스클럽 가운데 상품회전율이 가장 높다』고 말한다. 그만큼 장사가 잘된다는 의미다.
무한경쟁시대인데도 불구하고 안양상권에 소재한 유통업체들이 모두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안양지역 인구밀도가 높은데 따른 것이다.
95년말 현재 안양시에 19만여가구 59만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는데 인구 유입이 계속 늘고 있어 현재는 6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이같은 인구밀도는 전국 도시 중에서도 매우 높은 편에 들어간다.
더구나 안양주변 의왕·군포시와 산본신도시지역에 이렇다할 만한 대형 점포가 전무한 실정이라 주말이면 인근도시지역 주민들까지 안양을 찾고 있어 평촌을 중심으로 한 안양상권을 전국 최고의 「황금상권」으로 만드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수년간 지속돼온 안양상권의 평온도 잇따른 경쟁점 출점으로 서서히 깨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과 네덜란드 합작법인인 한국마크로는 내년 개점예정으로 평촌신도시 내에 매장면적 5천평 규모의 초대형 할인점을 짓고 있는 중.
최근 곳곳에서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프랑스계 할인점 까르푸가 오는 98년 개점을 목적으로 호계동 구금성전선부지에 매장면적 5천평규모의 할인점을 지을 예정인 것도 미래 안양상권구도를 크게 개편시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산본신도시 내 초대형 신업태를 개점키 위해 얼마 전까지 신사업팀을 별도운영하며 점포개발에 나섰으나 산본의 입지때문에 점포출점이 여의치 않다고 보고 평촌신도시로 눈을 돌려 「E마트」 개점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부지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E마트」가 문을 열면 국내 할인점인 「킴스클럽」, 외국계할인점인 「마크로」 「까르푸」 등과 함께 가격인하를 내세운 치열한 판매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구도심상권도 백화점이 들어설 안양역사개발로 불안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안양역사개발사업자로 선정된 성일개발이 역사 내에 5천평규모의 백화점 개설을 확정해 놓고 있는 상태로 오는 98년 예정대로 역사백화점이 문을 열 경우 인근 본백화점·벽산백화점 역시 마음놓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안양상권에 서서히 전운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뉴코아는 평촌점 인근에 초대형 건물을 지으며 전력을 보강하고 있다. 현재 공사중인 건물은 당초 지상 60층이 넘는 초대형 빌딩으로 알려졌으나 인근 주민들의 반대와 내부설계조정으로 그 규모를 축소하고 연말 안에 「뉴마트」등 전문점형태의 할인점을 다양하게 입주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안양시는 향후 의왕·군포시까지 포함, 인구 1백50만명의 대도시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인근도시들이 불균형한 입지조건을 안고 있어 주민들간에 도시합병여론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합병이 실현된다면 안양상권은 수도권 상권 가운데 초대형상권으로 부상하게 되고 신규점 출점도 더 늘어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안양=이강봉
◎인터뷰/세반백화점 진한기 점장/“부담없는 중가제품으로 승부”
변모하는 안양상권에 처음 진출해 활발한 영업을 펼치고 있는 곳이 세반백화점이다.
지난 93년 매장면적 2천3백96평의 중형 백화점을 개점한 이후 1차식품 등 생필품위주의 영업을 해오며 인근 주민들에게 부담없는 생활백화점의 이미지를 심는데 주력해왔다.
이같은 세반 특유의 영업전략은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받고 매년 높은 매출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중.
영업활동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진한기 점장(45)을 만나보았다.
안양상권의 전망을 어떻게 보는가.
▲무한한 발전가능성이 있다. 안양 뿐만 아니라 의왕·군포·산본 등 인근지역까지 같은 상권으로 포함하고 있어 이를 잘 활용할 경우 다양한 영업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반백화점의 영업전략은.
▲처음에는 고급화를 지향하려고 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의 성향을 분석한 결과 오히려 서민적인 영업이 효과를 거둘 것같아 중가 패션상품을 주력상품으로 하는 생활형백화점의 영업전략을 펴고 있다.
최근 매출동향은.
▲2천3백96평의 매장에서 일평균 1억5천2백만원의 매출실적을 올리고 있다. 올해 안에 적어도 전년대비 20%이상 늘어난 6백억원이상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신규 대형 점포들이 계속 문을 여는데 대책은.
▲세반유통의 핵심영업진은 대부분 구한양유통출신들이다. 지난 20여년간 국내 최초의 대형 유통업체로 갈고닦은 유통노하우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경쟁력이 강한 점포들이 신설되더라도 우리 고유의 영업전략을 개성화한다면 별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이강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