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접대, 전통문화 체험으로
지난 4일 오후6시 대구시 중구 남산동 대구향교.
상모를 돌리는 길놀이패들의 안내를 받으면서 200여명(외국인 166명)의 국제물리학회 학술행사 참석자들은 향교마당으로 들어섰다. 전통건물과 아름다운 정원이 야간조명에 은은한 빛을 발하자 외국인들은 탄성을 자아냈다.
간단한 환영행사에 이어 대금과 거문고산조의 가락이 흘러 나오는 가운데 떡 등 우리음식과 전통 곡주로 반주를 곁들여 행사장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참석자들은 ‘떡메치기’ 등 간단한 우리 문화 체험과 함께 문화해설사들의 설명을 들으면서 향교를 산책하는 것으로 이날 행사는 막을 내렸다.
미국의 루스베라(Luth Vera)씨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환상적인 장소와 문화가 있는 곳으로 초대해줘 정말 고맙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다른 참석자들의 표정이 밝기는 마찬가지다.
행사를 준비한 엑스코(대구전시컨벤션센터) 김성태대리도 “외국인 환영행사를 여러 번 가졌지만 향교 행사는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호텔에서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그저 그런’ 환영행사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얘기다.
해외 바이어 등 대구를 공식적으로 찾는 외국인들에 대한 접대문화가 달라진다.
대구의 컨벤션 유치 전문기구인 대구컨벤션뷰로와 엑스코 등은 우선 외국인들의 참석 규모가 비교적 적은 컨벤션 행사를 이처럼 향교나 동화사 등 우리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먹을거리와 마실거리, 목욕, 춤 등 외국인들이 쉽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대구를 공식적으로 찾는 외국 손님들에게 선보이다. 이 프로그램은 내년에 예정된 ‘세계지방자치단체 아ㆍ태대회’ 등 대구에 유치된 크고 작은 모든 국제회의에 적용하는 한편 이를 확대해 해외 바이어들에게도 제공할 방침이다.
엑스코 오경묵홍보팀장은 “대구는 불교ㆍ유교문화 뿐만 아니라 가야문화까지 어우를 수 있는 곳인 만큼 대구를 찾는 외국인들에게 우리의 전통문화 소개를 통해 도시 브랜드를 업그레이드 시킬 계획이다”며 “참석 규모가 큰 바이어 초청행사 등에도 이를 접목할 경우 상당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불러 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구=김태일기자 tikim@sed.co.kr
입력시간 : 2004-10-10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