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기 국회의장은 29일 “정치의 본질보다 외양이 중시되고 정치에 몸담았던 사람은 백안시 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6선의 정치 원로인 김 의장이 임기만료로 제17대 국회 전반기 의장직을 물러나는 자리에서 최근 정치의 주류적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는 ‘이미지 감성 정치’를 질타해 눈길을 끌었다. 김 의장은 이어 “참으로 걱정되는 것은 이 같은 경박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데 대해 기존 정치인들이 별로 부끄러워하는 것 같지 않다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정치적 경륜과 경험이 자산이 아니라 ‘배척 사유’가 되는, 극단적이고 병적인 현상이 횡행하는데 대해 정치권의 뼈저린 반성과 책임 있는 각성이 필요한데도 정작 부끄러워해야 할 기존 정치인들이 오히려 그런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극단적 정치 불신에서 온 자업자득의 측면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근 김 의장은 사석에서도 이미지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일부 광역단체장 후보들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김 의장은 “정치와 정치인이 모진 비판을 받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 사회가 이만큼 발전한 데는 정치권의 공로도 무시할 수 없다”며 “최근 바람 정치, 이미지 정치를 보면서 30년간 정치를 해온 사람으로서 자괴감 마저 느낀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의장은 이날 기념사에서도 “기성 정치는 국민들로부터 레드 카드를 받기 직전”이라며 “정신 차려서 겉포장 정치의 재앙을 막아내고 정치를 살려내야 할 절박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는 이날 김덕규 국회부의장 주재로 본청 로텐데홀에서 제58주년 국회 개원 기념식을 갖고 의정활동 우수 의원으로 선정된 양승조 열린우리당 의원 등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