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7일 오전 한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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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금리 추가인상 8~9월이 고비
당정 압력에 北미사일 겹쳐 충분히 예견한은 내부 "중립금리 위해 인상여력 충분""이만하면 충분" 당정과 힘겨루기 치열할듯
김영기 기자 young@sed.co.kr
현상경기자 hsk@sed.co.kr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7일 오전 한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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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금리 인상 '숨고르기'
예상대로 금리인상은 없었다.
경기상황이 좋지 않은데다 두 달 연속 금리를 올리기도 쉽지 않고, 여기에 여당과 정부의 동결 압력, 그리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까지 더해져 7월 콜금리 동결은 예견된 일이었다. 때문에 시장의 관심은 금융통화운영위원회 직후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밝힐 앞으로의 통화정책 방향에 쏠렸다. 이 총재도 이 점에 무척 신경을 쓰면서 발언을 이어갔다.
한은과 이 총재의 언급은 어느 때보다 조심스러웠다. 우선 전반적인 경기상황. 금통위는 동결 배경을 담은 자료에서 경기상황에 대한 중립적 스탠스를 잡는 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경기 전반에 대해서는 종래의 낙관적 입장을 견지했다. 민간소비 회복세와 설비투자 증가세, 흑자기조로 돌아선 경상수지 흑자 등을 낙관적 지표로 내세웠다. 부동산 가격 오름세가 다소 둔화되고 있다는 표현도 눈에 들어왔다.
추후 추가 인상 뉘앙스를 나타내는 문구도 여러 군데 섞여 있었다. 무엇보다 물가 측면을 강조했다. 경기회복과 고유가로 물가상승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화량 측면에서도 “전반적으로 유동성 사정이 원활하고 금융기관 여신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유동성은 여전히 넉넉한 상태임을 드러냈다.
이런 입장은 이 총재의 말에도 고스란히 묻어났다. 이 총재는 최근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이 한은의 물가정책을 비판한 일을 의식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가 되면 소비자물가가 3% 가까이 될 것”이라며 “통화정책은 과거보다 미래의 물가가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게 옳다”고 말했다.
현 금리가 여전히 ‘경기부양적’ 수준인 만큼 물가상승에 대한 선제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긴축 기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이 총재는 “통화정책을 둘러싼 제도나 환경이 지난 몇 년 사이에 많이 달라졌다”며 물가 상승률을 숫자 그대로 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점도 내세웠다.
관심은 이제 한은이 수 차례 밝힌 대로 하반기 한두 차례의 추가 인상을 단행할 수 있을 것인지에 모아진다. 7월 금리정책이 ‘숨고르기’였다면 숨을 언제쯤 내뱉을 예정이냐는 것이다. 이 총재도 이런 점을 의식한 듯 “금리 판단이 쉽지 않은 시점”이라며 추가 금리인상으로 시장 기대가 쏠리지 않도록 안전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한은 내부에서는 여전히 ‘중립 금리’에 이르기까지 0.5%포인트가량의 추가 인상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만큼 올렸으면 됐다”는 정부ㆍ열린우리당의 ‘압력’과 추가 인상도 무방하다는 한은 사이에 힘겨루기가 본격적으로 벌어질 것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래저래 오는 8월과 9월의 금통위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입력시간 : 2006/07/07 1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