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이스라엘이 3년간의 공백을 깨고 군사협력을 강화하기 시작했다.대만 언론은 17일 이스라엘 정부가 최근 중국에 대해 10여 건의 무기판매를 허가함으로써 러시아에 이어 대중국 2대 무기 수출국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이 같은 움직임은 2000년 대중국 공중조기경보체제(AWACS) 판매계약 파기로 관계가 소원해진 이후 처음 나온 것이다. 당시 이스라엘은 자체 개발한 공중 조기경보체제인 `팰콘`을 10억 달러에 중국에 팔기로 했지만 미국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했다.
이스라엘이 이번에 판매를 허용한 무기는 무인항공기, 첨단 통신장비, 비행훈련 장비, 소총 등으로 정확한 거래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이와 함께 중국 인민무장경찰의 이스라엘 현지 훈련도 실시키로 했다. 2008년 베이징(北京) 올림픽을 앞두고 대테러 전투 능력을 높이려는 중국의 요청을 수용한 것이다. 양국은 고위 군관리들의 상호 방문도 추진키로 했다.
이스라엘의 대중국 군사협력은 중국 무기시장을 확대하려는 자국 방위산업체들의 요구를 고려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1995~97년 3억 달러가 넘는 무기를 중국에 수출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또 중국과의 군사협력을 통해 중동지역 아랍국들에 대한 중국의 미사일 판매를 억제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이스라엘과의 협력을 통해 러시아에서 얻을 수 없는 서방의 첨단 군사기술을 획득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의 중동지역 맹방인 이스라엘이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취해진 서방의 대중국 무기금수 조치를 우회하는 통로로 작용하는 셈이다.
<배연해 기자 seapowe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