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애니팡을 넘어라"

데브시스터즈·파티게임즈 등
투자금 조기 확보 신작 개발
후발주자 상장 채비 잇달아


'애니팡 신화'에 도전하는 모바일게임 강소기업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신작 게임을 출시해 시장 공략에 나서는 한편 연내에는 코스닥 상장을 통해 중견 게임업체로 도약한다는 각오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데브시스터즈와 파티게임즈, 네시삼십삼분 등이 선데이토즈의 바통을 이어받아 코스닥 상장 준비에 돌입했다. 이들 업체는 '애니팡'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선데이토즈와 마찬가지로 1~2종의 모바일 게임만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해 11월 코스닥에 입성한 선데이토즈의 성적표는 'A+'에 가깝다. 올 들어 선데이토즈의 주가는 연일 상승세다. 지난 10일에는 사상 최고가인 2만원을 기록했고 시가총액도 6,000억원을 넘어섰다. 상장 직후와 비교하면 5배 가까이 주가가 올랐다. 앞서 출시한 '애니팡'이 카카오톡 게임 순위에서 10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최근 선보인 '애니팡2'가 표절 논란에도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비결로 꼽힌다.

선데이토즈의 성장세가 계속되자 당초 올 연말이나 내년께 상장을 계획했던 후발주자들은 조기 상장을 서두르고 있다. '오븐브레이크'와 '쿠키런'으로 인기몰이 중인 데브시스터즈는 연내 상장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고 모바일게임 '활'과 '수호지' 등을 선보인 네시삼십삼분도 연내 상장을 위한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네트워크게임(SNG) '아이러브커피'로 국내는 물론 동남아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파티게임즈도 최근 후속작 '아이러브파스타'를 선보인 데 이어 연내 코스닥 상장 추진을 목표로 작업중이다. 파티게임즈 관계자는 "후속작을 성공적으로 출시하면서 기업공개를 위한 준비는 모두 마련했다"며 "상반기 실적 등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상장 일정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포스트 선데이토즈'로 불리는 이들 3개사가 상장을 서두르는 이유는 조기에 투자금을 확보하면 선제적인 시장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수명이 짧고 경쟁 게임이 많은 모바일 게임의 특성상 적기에 경쟁력 있는 게임을 출시해야 지속적인 성장세를 담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공개를 하면 소수에 한정된 게임 개발에서 벗어나 여러 종류의 게임을 만들 수 있고 해외시장 진출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며 "투자를 받으면 한두 게임에 의존한 매출 구조를 다변화해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업계의 상장 열풍에 대해 우려의 시선도 있다. 모바일 게임산업은 수익 편차가 커 수익률이 일정하지 않고 시장 자체도 갈수록 포화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상장 선배'인 게임빌과 컴투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게임빌과 컴투스는 상장 5년이 넘은 중견 게임업체로 자리 잡았지만 지난 2012년 각각 34%와 21%였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에는 14%와 10%로 반토막났다. 한해가 30~40종의 신작 게임을 내놓으나 각 게임의 인기 주기가 짧다 보니 분기마다 이익이 요동치고 시장의 외면을 받는 게임도 그만큼 많아지기 때문이다. 최훈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게임주들은 단기적으로 보면 신작 게임의 성공 확률을 알 수 없어 투자 심리를 어둡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며 "모바일 게임산업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개발사보다는 게임 플랫폼을 확보한 업체를 중심으로 관심이 많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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