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매매가 외국인의 공격적인 선물 매수세에 힘입어 사상 최대 순매수 기록을 보름 만에 갈아치웠다. 31일 시장으로 유입된 프로그램 매수는 차익거래 1조500억원, 비차익거래 2,100억원으로 총 1조2,60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 지난 16일 기록한 1조921억원의 순매수를 훌쩍 넘어섰다. 이로써 총 매수차익잔고는 4조2,463억원에 달해 지난 2월 26일이후 6개월만에 4조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외국인 선물매수가 프로그램 매수 이끌어=프로그램 매수가 급증한 원인은 외국인의 지속적인 선물매수다. 임동민 동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선물매수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현선물 스프레드가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높은 콘탱고 상태로 돌입했다"며 "이에 따라 차익을 노린 프로그램 매수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선물 간 가격차이를 나타내는 베이시스가 개선된 것이 일차적인 원인"이라며 "여기에다 선물 지수의 완만한 상승세 역시 차익매수의 유입과 매수차익잔고 증가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대량 프로그램 매매는 부담이 될 수도=이처럼 프로그램 매수세가 급증하자 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9월선물옵션만기를 앞두고 대량 청산매물이 나올 경우 수급상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매수차익잔고의 급증세는 결국 매물부담으로 돌아와 반등폭을 제한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창규 연구원 역시 "차익매수 유입의 여유분이 2,000억~3,000억원에 불과해 차익잔고는 청산 가능성이 보다 우세해 보인다"며 "지수가 하락한다면 프로그램 매매의 부메랑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천봉기 대신증권 연구원은 "변동성장이 계속된다면 단기간에 급증한 매수차익 물량이 지수의 하락폭을 확대시킬 수도 있다"며 "이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증시 체력 좋아=일부 전문가들의 의견과는 달리 크게 염려할 필요 없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물을 하루에도 1조원까지 받아내는 국내 증시의 수급과 체력을 감안한다면 과거처럼 큰 영향을 미치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선물 9월물이 하락 추세대와 이동평균선을 돌파해 시장베이시스가 단기간 내 하락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수급흐름이 불안정해 지기는 이른 시점"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