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의 불황에서 벗어나고 있는 일본의 부품ㆍ소재업체들이 잇따라 한국에 진출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의 국내진출은 전자, 자동차 등의 소비재 부분에서 첨단 전자부품까지 산업 전 분야에 걸쳐 있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내수시장에 영향은 미미하지만 부품ㆍ소재산업의 경우 국내 업체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KOTRA의 투자유치 전담기관인 인베스트코리아는 최근 투자설명회를 가진 결과 일본 도쿄 캐소드, NH테크노 등 LCD 및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부품소재 기업들이 각각 100만달러에서 3억 달러까지 한국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CD 유리기판 분야의 세계선두업체인 아사히글래스사는 브라운관용 유리전문 생산업체인 한국전기초자와 합작, 아사히글래스화인테크노한국(가칭)을 설립하고 경북 구미에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TFT-LCD 유리기판 공장을 세운다.
이외에도 일본 반도체 제조업체인 알박(ULVAC)사는 경기 평택 현곡산업단지내 2,000만달러를 투자해 1만2,000평 규모의 IC/LCD용 제작설비와 LCD라인에 들어가는 단품 제작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일본의 부품ㆍ소재기업들이 이렇게 한국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이유는 뭘까. 자국의 고령화ㆍ고비용 심화에 따른 생산거점의 해외이전 노력의 일환이다. 여기에 디스플레이 등 한국 내 관련산업이 발전하면서 수요가 대규모로 창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LCD 생산설비의 국산화율은 35%대, PDP는 40%대로 추산된다. 핵심기술은 거의 100% 수입에 의존한다.
산업연구원 신현수 연구위원은 “일본 기업들의 첨단기술 이전 기피로 양국간 산업협력이 기술이전보다는 직접투자와 같은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수직적 종속구조에서 탈피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